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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이 운영팀장 역할까지 맞는다?
운영팀장 겸임은 백 단장이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진우 사장과 조율을 마친 뒤 발표됐다. 백 단장은 이에 대해 "기업에서는 이런 케이스가 많다. 현재 상황에 문제가 있거나 승부를 걸어야할 때 임원이 일시적으로 팀장을 겸임하는 일이 있다. 전혀 어색할 게 없다"고 밝혔다. LG그룹 임원 출신인 백 단장에게 이러한 '현장 운영'은 낯선 일이 아니었다.
백 단장은 "이번 인사로 구단 운영에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결정권을 가진 단장이 전면에 나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빠른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 단순히 프로세스만 단축되는 게 아니다. 의사결정권자가 내용을 파악해 효율성도 극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선수단 및 프런트 직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가 현장에 대한 간섭으로 비춰지는 시선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단장이 구단 운영 전면에 나서는 메이저리그식 단장 야구를 하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절대 아니다. 내 색깔을 내려는 게 아니다. 현장이나 타부서에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원상 복귀 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곧이어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들면 새로운 운영팀장을 선임할 것이다. 최소 6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 효율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내년 시즌 내내 갈 수도 있겠지만,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좀더 바쁘게 움직이려고 한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의미도 있다"며 웃었다.
한때 서울의 맹주로 군림했지만, 이젠 '모래알'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는 LG다. 현장과 프런트의 부족한 소통 역시 이를 부추겼다. 모처럼 외부영입 없이 조용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변화를 위한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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