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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2001년 한화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태균은 12시즌째를 맞는데 그 출발을 알리는 날짜가 12월 12일인 것이다.
그런 김태균에게 사전에 또다른 뜻깊은 만남이 있었다. 일종의 '도원결의'다.
이날 같은 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2011 CJ 마구마구 일구상' 시상식이 끝난 뒤 김 전 감독이 이들을 따로 불러모았다. 옛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다.
그동안 전화 통화로 서로 안부를 주고 받은 적은 있어도 김태균이 귀국(6월)한 이후 류현진과 함께 김 전 감독을 대면한 것은 처음이었다.
김 전 감독은 한화로 돌아와 새출발을 하는 김태균과 한화의 간판 에이스인 류현진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
김태균과 류현진에게 김 전 감독은 오늘의 자신들을 만들어준 '은인'이나 다름없다.
자연스럽게 김태균과 류현진은 내년 시즌 힘을 뭉쳐 한화의 오랜 숙원(포스트시즌 진출)을 풀어보자고 결의를 했다. 기분좋은 추억도 떠올렸다.
2006년 준우승을 할 때다. 당시 한화는 2005년에 이어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면서 한화의 전성기를 누렸다. 비롯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했지만 이듬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내며 대전팬들을 감동시켰다.
그 때 그 시절 지도자가 김 전 감독이었고 김태균은 4번 타자로, 류현진은 1선발 에이스로 핵심 전력이었다. 특히 류현진은 데뷔 첫해 준우승의 기쁨을 누리면서 한국 최고 에이스 행보의 시작을 알렸다.
야구인생에 가장 영광스런 시작을 김태균 선배와 함께 했다. 공교롭게도 끝도 김태균 선배와 단합을 해야 한다. '시작과 끝'이 김태균인 것이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류현진은 내년에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맞게 될지 모른다. 떠나기 전 한화에 뜻깊은 선물을 남겨줘야 한다.
그래서 이날 리베라호텔에서의 '도원결의'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김태균은 옛 스승 김 전 감독에게 한화에 돌아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절친한 후배 류현진과 다시 뭉쳤으니 한 번 일을 내보자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이들의 만남을 지켜본 한화 오성일 홍보팀장은 "김태균이 추억의 주역들과 유쾌하고 진지하게 '회담'하면서 많은 각오를 다지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