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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맨' 김일경, 내야 구심점 역할 해줄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2-01 13:43 | 최종수정 2011-12-01 13:43


2차 드래프트로 LG로 이적한 김일경. 스포츠조선DB

김일경이 LG 내야의 중심을 잡게 될까.

LG는 지난달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첫번째로 '넥샌 내야수 김일경'의 이름을 불렀다. LG 관계자는 드래프트가 끝난 뒤 "원하던대로 됐다"며 웃었다. LG는 이날 FA 조인성이 갑자기 SK로 이적한 탓에 베테랑 포수 최승환을 데려오려 했지만, 한화에서 지명하는 바람에 원래 세웠던 계획대로 갔다. 즉시전력인 김일경 최동수와 유망주 윤정우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김일경은 지난달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박경수의 공백을 메운다. 당장 내년 시즌 2루수 주전 후보다. 기존 서동욱 김태완 등과 주전 경쟁을 펼칠 전망. 유지현 수비코치는 김일경에 대해 "처음 보호선수 명단을 받았을 때부터 가장 먼저 데려오기로 한 선수가 김일경이었다. 1순위였다"고 말했다. 곧이어 "김일경의 능력은 이미 알고 있다. 우리 팀 내야에는 경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내야의 중심을 잡을 선수가 필요하다"며 "유격수가 그 역할을 해주면 가장 좋지만, 센터라인의 한 축인 2루수가 해도 괜찮다. 내야의 리더가 되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여다.

김일경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답게 의연했다. 주인은 한차례 바뀌었지만, 97년 데뷔 때부터 한 팀에서만 뛰어온 그다. 서운할 만도 했다. 하지만 김일경은 이적 소식을 들은 뒤 "빨리 팀 훈련에 합류해야 한다. LG에 양해를 구해 진주 마무리훈련에 바로 합류하기로 했다"며 "팀 분위기를 빨리 익혀야 한다. 또한 코칭스태프에게 직접 인사드리는 게 예의"라고 했다.

일사천리였다. 김일경은 2차 드래프트 다음날 곧바로 진주 마무리훈련에 합류했다. 비록 1주일이란 짧은 시간을 함께 했지만, LG라는 팀에 대해 좋은 인상을 많이 받은 것 같았다. 그는 "첫날 감독님께 인사드리자 '잘 부탁합니다'라고 하셨다. 잠시 멍했다. 나에게는 의미가 큰 한마디였다. LG 유니폼을 입고, 많은 걸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김일경은 시즌이 끝난 뒤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만을 소화했다. 갑자기 기술훈련을 할 수 없는 탓에 따로 보강훈련을 진행했다. 그는 "사실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이적해서 괜히 폐 끼치는게 아닌가 싶었다"며 "그래도 선수단과 함께 이동하고, 웜업까지 같이 하면서 조금씩 적응해갔다. 보통 내가 먼저 훈련이 끝나서 운동장에서 후배들의 훈련을 도와줬다. 덕분에 분위기는 많이 익힌 것 같다"며 웃었다.

1주일 간 지켜본 LG 분위기는 어땠을까. 김일경은 "밖에서 어떻게 볼지 몰라도, 직접 보니 모두들 굉장히 의욕이 넘친다는 것을 느꼈다. 힘들고 지쳐도 함께 소리치면서 극복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일경을 지도하게 될 유지현 코치는 김일경의 훈련자세를 흐뭇하게 지켜봤다. 그는 "성격이 워낙 밝아서인지 적응도 잘 한다. 후배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기대하는 역할을 아는 것 같다.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김일경은 LG 내야수 중 최고참이 됐다. 코칭스태프가 바라는대로 내년 시즌 LG 내야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김일경은 당장 군에 입대한 박경수 대신 2루수로 나설 전망이다. 올시즌 수비 도중 2루에서 박경수를 아웃시킨 김일경(오른쪽).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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