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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규정이 그렇다. 완벽할 수는 없다. 가장 최선은, 이해관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일 것이다.
문제 많은 FA제도, 긴급 점검을 해본다.
유명무실한 탬퍼링 금지
하지만 지켜진다고 믿는 야구인은 없다. 22일 단장모임에서도 이와 관련된 잡음이 있었다. FA선수를 빼앗긴 원소속구단이 데려간 구단측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우선협상기간 내 접촉을 했다는 의혹제기다. 늘 있어왔던 일들이다.
각 구단 단장들도 '유명무실'하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사문화 논의는 없다. 명문화 돼 있는게 그나마 낫단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과열 경쟁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앞뒤가 안맞는 말이다. 앞에서는 있어야 한다고 하고, 뒤에서는 어기고들 있다. 있으니만 못하다.
메이저리그는 우선협상기간 자체가 없다. 처음부터 모든 구단이 달려든다. 물론 걱정대로 과열될 수도 있다. 하지만 '눈가리고 아웅식'의 규약이 굳이 필요가 있을까. 의혹은 판을 더 혼탁하게만 만들 뿐이다.
탬퍼링 금지, 차리리 없는 게 낫다.
아직도 높기만한 보상규정
이번 FA대상자였던 모 선수는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해봐야 뭐해요. 보상 선수와 보상금을 줘야 하는데 누가 데려가겠어요." 현 제도의 문제를 꼬집은 말이다.
A급 선수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급이 아니라면, 생각이 많아진다. FA자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번부터 그나마 보상규모가 줄어들었다. 보호선수가 18명에서 20명으로 늘었다. 보상금도 해당선수 전년도 연봉의 최대 300%를 주면 된다. 작년까지는 50% 인상된 금액의 300%였다. 즉 '보상선수 1명+연봉의 200%나 보상선수를 원하지 않을 경우 연봉의 300%'가 보상규모다.
하지만 여전히 높다. 무엇보다 보호선수 20명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올시즌 1군 엔트리 등록이 26명이었다. 주전급을 내놓아야 한다는 소리다. A급 선수가 아니라면, 데려올 엄두를 못낸다.
일본, 미국과 비교해보자. 일본은 FA신청자를 A,B,C 등급으로 나눈다. 연봉순으로 1~3위가 A등급, 4~10위가 B등급이다. 그 이하는 C등급이다. A등급 선수를 영입하면 보상금은 연봉의 50%다. 보호선수는 28명이다. B등급은 40%, C등급은 보상금이 없다. 보호선수 규정은 똑같이 적용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FA선수 등급에 따라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주게 된다. 결론은, 국내의 보상규모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이 보상규정은 자유로운 FA 이적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물론 구단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방어규정이다. 하지만 진정한 FA제도를 위해서는 완화가 꼭 필요하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