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로야구 30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올스타에서도 3루수 부문에 당당히 뽑혔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정작 감독이 되어서는 똘똘한 3루수가 없어 늘 입맛을 다셔야 했다. 지금도 한 감독은 쓸만한 3루수 자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한 감독은 당시 이범호(KIA)를 우선으로 꼽으면서도 "나이가 좀 들어서 그렇지 이범호의 고참 선수 중에는 김동주를 최고로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 감독이 훌륭한 3루수 자원이라고 칭찬했던 김동주(35)가 FA 시장에 나왔다. 두산과의 우선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는 바람에 국내 잔류파 중 유일하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일본 나가사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한 감독에게 김동주 영입의사를 다시 물었다.
한 감독은 "우리가 사실 믿고 기용할 수 있는 3루수가 필요한 것은 맞다"면서 "김동주가 괜찮은 자원인 것도 맞는 말이다"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나 "동주는 너무 커서…"라며 말꼬리를 내렸다. 영입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한 감독의 '크다'는 말에는 김동주의 커다란 덩치를 뜻하는 게 아니라 몸값이 버겁다는 것이다.
김동주는 올시즌 최고 연봉(7억원) 기록 보유자다. 김동주는 두산과의 협상에서 계약기간 3년 이상을 보장받지 못하는 바람에 결렬됐다.
김동주를 데려오려면 14억원(연봉의 200%)+선수 1명 또는 21억원을 보상금으로 내줘야 한다. LG에서 나온 투수 송신영을 3년 13억원에 영입한 한화는 향후 3억∼4억5000만원의 보상금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대어' 김태균과 박찬호까지 영입을 추진하고 있으니 '돈줄' 관리가 녹록지 않다. 이제부터는 씀씀이에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구단으로서는 감독이 원하는 선수라고 싹쓸이 쇼핑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한 감독도 이 사실을 잘 안다.
'거포' 본능을 지난 김동주의 방망이 솜씨와 그 명성을 감안한다손 치더라도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밀고 싶은 김태균을 생각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때문에 한 감독은 기존 3루수 이여상을 비롯해 신인 하주석 등 가능성이 보이는 자원을 키워서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 역시 "김동주를 영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마음을 접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