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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왕조의 첫 주장 차일목 "타이거즈의 자존심 세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1-20 14:01 | 최종수정 2011-11-20 14:01


KIA 차일목(오른쪽)이 18일 광주무등야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11회 LG 임찬규를 상대로 끝내기 만루 홈런을 날렸다. 베이스를 돌며 홈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차일목.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1.9.18

"스스로 주저앉지 말자. 우리는 강하다"

새롭게 떠오른 '태양'은 훈훈한 온기를 뿜어내고, 선수들을 이끄는 젊은 '뉴 캡틴'은 패기로 무장했다. KIA '선동열 왕조'의 첫 주장으로 뽑힌 차일목이 신선한 리더십을 예고하고 나섰다. 신임 주장의 목표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팀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KIA는 지난 2일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로 대규모 마무리캠프를 떠나기에 앞서 새로운 주장을 선임했다. 올 시즌 팀을 이끌었던 김상훈의 뒤를 이어 2012년 KIA 선수단의 신임주장으로 뽑힌 인물은 역시 포수 출신인 8년차 중고참 차일목(30)이었다. 올 시즌 부상으로 전력에서 거의 이탈하다시피 한 김상훈의 공백을 훌륭히 채워준 차일목은 특유의 성실성과 친화력을 인정받아 선수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주장의 경험은 차일목으로서도 색다른 경험이다. 그간 차일목은 늘 김상훈의 뒤에 가려져 '백업선수'의 이미지가 짙었다. 그러나 포수 출신인 전임 조범현 감독의 지도아래 투수리딩과 수비에 눈을 뜨면서 기량이 만개했다. 이제 차일목은 더 이상 '백업'이 아닌 어엿한 KIA의 주전포수다. 그런 차일목은 휴가 마무리캠프에서부터 주장으로서의 임무를 시작했다.

특히, 새로 팀에 부임한 프랜차이즈 레전드 출신 선동열 감독과 선수들을 잇는 메신저 역할을 깔끔하게 해내고 있다. 배려심 많은 포수출신 답게 선수단 곳곳에 신임 감독의 신념을 전파하고 있다. 이런 역할은 현재의 KIA로서는 매우 중요하다. 아무래도 선 감독이 새로 부임한 형편이다보니 아직은 선수단을 속속들이 알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차일목은 바로 이런 간극을 메워주고 있다.

차일목은 무엇보다 올 시즌을 통해 스스로 느낀 아쉬움을 되풀이 하지 않기위해 보다 적극적인 주장의 역할을 수행할 각오를 세우고 있다. 차일목은 "올 시즌을 돌아보면 너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좋은 선수들이 많았는데도 4위에 그친 것이 속상하다"면서 "시즌 내내 느낀 것인데, 우리 선수들은 분위기에 너무 휩쓸리는 경향이 있었다. 분위기가 한번 가라앉으면 다시 올라오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차일목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이 있다. 바로 '분위기 띄우기'다. 차일목은 "캠프에서 선수들에게 '분위기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주저앉지 말고, 스스로의 마음을 '업'시킬 수 있도록 해보자'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선 감독의 뜻이기도 하다. 차일목은 "감독님도 많은 미팅을 주선하시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여시려고 하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 타이거즈 선수로서 자부심을 가져 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팀이 잘 나가야 선수 개개인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말씀에 많은 공감을 했고,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그 점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선동열 왕조'의 첫 주장이 된 차일목이 강조하는 '타이거즈의 자존심'이 KIA부흥의 원동력이 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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