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유계약선수) 투타 최대어인 이대호와 정대현이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원 소속 구단과 협상중지만 진척이 없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앞서 해외로 진출했던 이범호, 이혜천, 이병규 등이 국내로 복귀고, 내년엔 이승엽과 김태균, 박찬호도 국내에서 뛰길 희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해외를 고집하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인 부분이다. 해외 구단이 제시하는 금액이 훨씬 크다. 이대호의 경우 오릭스에서 5억엔(약 75억원)을 준비했다는 보도가 일본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롯데가 생각하는 금액은 이 보다 적다. 정대현은 구체적인 금액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본인의 의지가 강하다. 금액이 비슷하다면 미국으로 건너가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해외 진출 기회가 생긴 선수들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심리적인 부분도 있다. 선수들은 FA 자격을 얻기 위해 9년을 뛰어야 한다. 이대호, 정대현 모두 유니폼을 바꿔 입지 않았다. 9년동안 연봉 협상에서 구단에 휘둘린 적이 많았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대로, 좋으면 좋은대로. 본인이 원하는 금액을 받아본 기억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대호는 지난 겨울 구단과 연봉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연봉 조정신청까지 갔다. 이 정도면 감정 싸움이 극심했다는 증거다. 이제까지 이대호는 '을'인 입장에서 연봉협상을 했다. 그러나 FA 자격을 얻는 지금 이 순간은 이대호가 '갑'이다. 유치하게 '복수심' 같은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구단이 원하는대로 하지 않겠다는 감정이 강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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