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코치들의 인기가 여전히 뜨겁다.
김진욱 두산 신임감독은 지난 10월에 열린 취임식에서 "수석코치로 세이부 감독 출신인 이토 쓰토무 코치를 영입하기로 했다. 팀을 운영하는 것에 관한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초보 감독인 김 감독이 팀 코칭스태프의 수장격인 수석코치에 일본 프로팀 감독을 역임했던 이토 코치를 선임한 이유는 분명하다. 취임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스스로에게 부족한 팀 운영의 방법을 곁에서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
이토 코치는 82년부터 2003년까지 세이부에서 포수로 활약한 뒤 2004년 은퇴와 동시에 팀의 사령탑을 맡았다. 부임 첫 해 세이부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이토 코치는 2007년 이후 야구 평론가로 활약했고,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일본 대표팀 코치를 맡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여러모로 김진욱 감독보다는 시즌 운영에 관한 배경지식이 풍부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김 감독은 이토 코치를 곁에 두면서 한 시즌 동안 팀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 지를 배우고 싶어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토 코치가 어쩌면 나보다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배터리 뿐만 아니라) 타격 부분에서도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라고 평하면서 "매일 같은 소리를 하는 기존 (국내)코치들과는 달리 분위기 전환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산이 수석코치 1명을 선임한 데 반해 KIA는 무려 3명의 일본인 코치를 지난 15일 영입했다. 다카하시 미치타케 투수코치와 미츠야마 히데아키 수비 및 주루코치, 미나미타니 카즈키 트레이닝 코치 등 3명이 팀에 합류했다. 이들 세 명 모두 일본 프로야구에서 오랫동안 코치경험을 쌓은 인물들이다. 이들의 영입은 선동열 신임감독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이뤄지게 됐다. 선 감독 역시 대표적인 '지일파' 감독에 속한다. 삼성 사령탑 시절에도 다수의 일본인 코치를 보유하며 삼성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선동열 감독이 일본인 코치를 영입한 것은 두산 김진욱 감독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다. 본인 스스로 일본 야구를 경험하면서 느낀 일본인 코치들의 선수 지도법을 KIA 선수들에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다. 더불어 어떤 선수든 똑같이 대하는 일본인 코치들의 특성도 고려됐다. 국내 코치의 경우 베테랑이나 친분이 두터운 선수는 이른 바 '봐주는' 경우가 있다. 예정된 훈련 프로그램을 다 소화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해주는 부분이 있었는데, 일본인 코치에게 이런 '예외'는 없다.
더불어 냉철하게 선수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능력은 일본인 코치가 국내 코치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또 트레이닝 기법도 보다 선구적인 부분이 많다. 때문에 선 감독은 과거 삼성 감독 시절 팀의 트레이닝 파트를 전부 일본인 트레이너로 채웠다. 현재 한화 트레이닝 코치로 있는 하나마쓰 코치도 선 감독이 삼성 시절 데려온 인물이다. 이런 여러 이유로 인해 일본인 코치에 대한 인기는 여전히 뜨겁기만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