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28일 3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1,2차전 톱타자였던 김상수를 9번으로 내리고, 9번을 쳤던 배영섭을 1번에 내세웠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톱타자의 부담감. 이것은 뛰어보지 않은 선수는 모른다는게 류 감독의 얘기다. 정규시즌 기록을 살펴봐도 김상수와 배영섭 모두 1번 자리에서 부담을 많이 느낀 듯 9번 타순에서보다 기록이 나빴다.
김상수는 올 정규시즌서 1번으로 나섰을 때 타율 2할5푼9리(166타수 43안타) 14타점을 기록했다. 반면 9번에서는 타율 2할8푼9리(228타수 66안타) 32타점으로 톱타자로 나섰을 때보다 좋았다. 배영섭은 1번 타순에서 타율 2할7푼4리(266타수 73안타) 2홈런 16타점, 9번 타순에서는 타율 3할8푼5리(13타수 5안타)를 각각 기록했다. 정규시즌서는 배영섭이 톱타자, 김상수가 9번에 배치된 경기가 더 많았다.
0-0이던 삼성의 3회초 공격. 1사후 9번 김상수는 SK 선발 송은범의 142㎞짜리 바깥쪽 직구를 정확히 밀어쳐 1루수 글러브를 스치고 뒤로 빠지는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배영섭은 풀카운트에서 133㎞ 슬라이더를 받아쳐 라인드라이브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도루로 2루까지 갔던 김상수는 3루까지 진루해 찬스는 1사 1,3루로 이어졌다. 2번 박한이가 볼넷을 얻어 만루 기회를 얻은 삼성은 그러나 채태인과 최형우가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중심 타선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1번 배영섭-9번 김상수 듀오는 밥상을 한 번은 제대로 차린 셈이었다.
단기전의 경우 타자 개인의 컨디션은 물론 심리적 부담감까지 더욱 잘 챙겨야 하는게 감독의 몫이라고 봤을 때 이날 류 감독의 선택은 내용상 적절했다는 평이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