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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에 대졸 최대어로 입단한 나성범(22)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 '제2의 이승엽'을 노린다.
김 감독은 창단 초기에 트라이아웃을 진행하고 있을 때부터 "나성범은 고교 시절부터 주의깊게 봐왔던 선수다. 내가 보기에는 투수보다는 타자로서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며 팀의 간판타자로 키우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시즌 첫해부터 주목거리를 찾아야 하는 신생팀으로선 나성범처럼 스타 플레이어 기질이 있는 선수가 매 경기 나설 수 있는 타자로서의 가치가 좀 더 높다고 판단한 것.
나성범은 "대학 2학년때까지는 타자로도 함께 뛰었다. 아쉬움도 있지만 점점 적응하고 있다"며 "타자도 투수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당장 어떤 타자가 되겠다는 욕심보다는 1군에 들어갈 때 베스트 나인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당시 이승엽은 1993년 경북고 2학년 때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3승을 기록하며 팀을 정상에 올린 투수 유망주였으나 팔꿈치 부상으로 프로 데뷔 후 같은 좌타자인 박 수석의 지도로 타자로 전향했다. 박 수석은 "나성범은 고교, 대학 시절 타격 재능이 뛰어났던 선수"라며 "스윙이 대단히 부드럽고 파워도 좋아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좌타자인 김 코치는 1995년 타격왕 출신이다.
나성범은 광주 진흥고 3학년이던 2007년 봉황기 고교야구대회에서 5할 (16타수 8안타)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같은 해 5개 전국대회에서 통산 타율 0.353을 마크했다. 연세대 1학년이던 이듬해 대통령기 전국대학선수권에서는 타율 0.714 (7타수 5안타)를 기록했고, 같은해 6개 대회에서 타율 0.329 (76타수 25안타)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본격적인 타자 수업에 들어간 나성범은 25일 훈련에서 타구 5~6개를 외야 펜스 너머로 쳐낼 정도로 빠른 적응을 보여주고 있다.
26일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는 청팀의 선발 3번, 중견수로 나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성공적인 타자 데뷔전을 치렀다. 나성범은 4회 유격수 옆으로 흐르는 내야 안타로 경기 첫 안타를 기록한 뒤 0-0이던 8회 2사 1, 2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2타점을 올렸다.
물론 단기간에 타자 전환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박 수석은 "선수 스스로 타자로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 잘 맞지 않을 때에도 꾸준히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나성범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윤여훈 트레이너 실장은 "타자가 쓰는 근육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등 나성범에게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범이 이승엽을 비롯해 이대호, 추신수 등 아마시절 투수로 뛰다가 프로에 데뷔해 대표적인 강타자로 변신한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