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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대장' 오승환, 그도 위기에서는 긴장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0-26 21:53


26일 대구구장에서 2011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와 삼성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 9회 삼성 오승환이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지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삼성 마무리 오승환의 올시즌 기록은 1승 무패 47세이브에 방어율이 0.63이다. 그가 올시즌 출전한 54경기 중 실점을 한 경기는 단 4경기 뿐이다. 곧 오승환이 나오면 상대팀이 거의 점수를 내지 못했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26일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보기 위해 대구구장에 모인 팬들은 진귀한 장면을 볼 뻔 했다. 2-1로 아슬아슬하게 리드를 지키던 8회초 2사 1, 2루 상황서 최동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것. 타구가 짧지 않아 동점타가 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8회초 부터 중견수 대수비에 나선 이영욱이 정확한 홈 송구로 2루 주자 최 정을 아웃시켜 오승환으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어떤 위급한 상황이라도 마운드에서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오승환이지만 한국시리즈 에서 동점을 허용할 위기에 처한 순간, 많이 긴장했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경기 후 "사실 경기 스코어가 2-0인줄 알았다. 스리아웃을 잡고 덕아웃에 들어온 후에야 내가 2-1에서 등판했다는 것을 알았다"며 "포수 (진)갑용이 형의 미트만 보였다. 프로 생활 중 이렇게 긴장하고 나선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쑥쓰러운 듯 웃었다.

이영욱의 송구로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때의 심경에 대해서는 "타구가 빠르기도 했지만 이영욱의 홈송구가 너무 정확했다"며 "내가 안타는 맞았지만 이것을 계기로 선수들이 더욱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8회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오승환은 9회에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이호준(스트라이크 낫아웃), 최윤석, 정근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오승환은 이날 경기에서 이례적으로 2이닝을 소화한 것에 대해 "한국시리즈 들어가기 전부터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내일(27일) 하루 쉬기 때문에 3차전 등판은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몸상태에 대해서는 "훈련과 청백전 등을 통해 준비를 잘했지만 막상 실전 경기에 나서니 몸의 밸런스가 조금 흐트러졌던 것 같다"며 "어제보다 오늘 몸상태가 훨씬 좋았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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