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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25일 대구구장. 삼성이 2대0 완승을 거두자 대구구장은 축제의 현장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경기장을 나서던 팬들이 삼성 류중일 감독이나 삼성 선수들이 아닌 적장 이만수 감독대행의 이름을 힘차게 연호한 것. 대구 팬들이 이 감독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을 과연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할까.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과연 경기장을 찾은 대구 팬들은 홈팀 삼성과 이 감독 중 어느 쪽을 우선적으로 응원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경기 중간 나왔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심판진에 어필을 하기 위해 두 차례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경기 전과 사뭇 달랐다. 여기저기서 "들어가"라는 외침의 소리가 들렸다. 결국 대구 팬들에게 이 감독도 적은 적이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경기 후 팬들이 이 감독의 이름을 연호한 이유도 설명이 된다. 격려의 마음과 함께 삼성에 1승을 안겨줘 고맙다는 뜻이 합쳐진 결과물이었다. 과연 SK가 승리했다면 팬들이 똑같이 "이만수"를 기분좋게 외칠 수 있었을까.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