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1루에서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가속이 붙은 상황에서 발로 정상적으로 뛰어들어가는 게 더 빠르다는 게 입증됐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기 위해 상체가 엎어지는 데 오히려 시간이 더 소모된다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코, 목, 손가락, 손목 등을 심하게 다칠 수 있다. 따라서 현장 지도자들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못하게 할 때도 많다.
7회엔 무사 1, 2루에서 번트를 댄 황재균이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했고, 이어진 1사 2, 3루에선 2루 땅볼을 친 조성환이 또다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홍성흔은 살았고, 황재균과 조성환은 아웃이 됐다.
홍성흔과 조성환은 팀 내 최고참급이다. 또 황재균은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아 슬라이딩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1루에서 몸을 던졌다. 비록 경기는 연장접전 끝에 롯데가 패했지만 이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동료 선수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특히 4-6으로 뒤진 7회 황재균의 번트에 이어 조성환의 2루 땅볼때 1점을 추가해 SK를 1점차까지 쫓아갔고, 결국 8회 1점을 추가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지난 99년 이후 12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플레이오프를 승리로 장식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부산=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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