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근우, 그가 보여주는 톱타자란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10-17 14:06


정근우가 16일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4회초 동점 적시타를 날리고 정경배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플레이오프 1차전(16일), 롯데 선발은 장원준이었다. 장원준은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안정된 제구력으로 위기를 막았다.

그 사이 팀 타선은 3점을 뽑아줬다. 초반이지만 페이스가 완전히 롯데로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랬던 장원준을 흔든 게 정근우다. 3회 2루타에 이어 4회 동점타를 날렸다. 컨디션이 좋아보였던 장원준을 무너뜨린 순간이다. 결국 장원준은 5이닝 4실점으로 물러났다.

반면 정근우는 6타수4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득점은 없었지만, 톱타자로서 '플러스 알파'의 활약을 펼쳤다. 다시 한번 돋보인 정근우의 가치다.

이번 포스트시즌, 지금까지는 정근우의 무대다. 톱타자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하는지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해진다. KIA 톱타자 이용규와의 승부에서 이긴 정근우가 일등공신이었다.

준플레이오프 전, 두팀의 상황을 보자. KIA의 중심타선은 이범호-최희섭-김상현 라인이었다. SK는 최 정-박정권-이호준이 유력해 보였다. 공교롭게도, 두 중심 라인 모두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부상과 부진 등으로 힘이 없어보였다.

이럴수록 중요한 게 테이블세터, 그 중 톱타자의 역할이다. 살아나가서 상대 투수를 압박해줘야 한다. 그래야 타석에 선 중심타자들의 승부가 조금 더 쉬워진다.

정근우는 이 역할을 120% 해냈다. 4경기서 타율 5할2푼9리, 6득점, 3도루를 기록했다. 반면 이용규는 1할2푼5리에 그쳤다.


성적이 다가 아니다. 내용은 200점이다. 1패로 뒤진 2차전, 0-2로 뒤진 5회에 좌전안타를 치고나가 홈을 밟았다. 그 점수가 없었다면, 자칫 2연패로 몰릴 분위기였다. 정근우의 안타, 분위기 반전의 키였다. 3차전에서는 0-0인 6회, 역시 안타를 친 뒤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4차전에서는 무려 4득점, KIA의 혼을 빼놓았다.

이런 활약은 중심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1,2차전까지만 해도, 박정권 외에는 믿을 중심포가 없던 SK다. 붙박이 3번 최 정은 3차전까지 침묵. 그나마 3차전 부터 안치용이 5번에 기용, 힘을 보탰다. 이런 가운데 상대를 휘젓는 정근우의 방망이와 발은 중심의 부활에 디딤돌이 됐다. 결정적인 장면이 4차전에 터진 최 정의 방망이다. 3회 1사후 안타를 치고나간 정근우가 도루까지 감행, 선발 윤석민의 심기를 건드렸다. 신경을 빼앗긴 윤석민은 최 정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그 경기 뒤, 최 정이 살아났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롯데와의 파워대결, 사실 SK가 밀린다. 그 균형을 맞춰주는 추가 정근우다. 톱타자, 정근우 만큼만 하면 된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