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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잔치' 앞둔 이대호, 올해는 다르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0-14 13:33



누가 뭐래도 롯데의 간판타자는 이대호다. 그의 방망이가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팀의 승패가 좌지우지 된다. 그래서 이번 SK와의 플레이오프, 그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대호에게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는 아픈 기억이다. 출발은 좋았다.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2차전에서는 1-1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 10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쳐냈다. 두산 정재훈이 던진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퍼올려 잠실구장 좌측 담장을 넘긴 이 홈런은 한동안 야구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수없이 방송되며 최고의 홈런으로 꼽혔다. 이대호의 활약 속에 롯데도 2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행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3차전부터 이대호의 방망이가 침묵하며 롯데도 연패에 빠졌고 5차전에서 2안타를 쳤지만 팀이 4-11로 대패하며 빛이 바라고 말았다.

2008, 2009년 준플레이오프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각각 3할6푼4리, 5할6푼3리의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타점이 1개, 3개에 그쳤다. 각각 삼성과 두산에 0-3, 1-3 전적으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최고의 정규시즌을 보낸 후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못쓰니 아쉬움이 두 배였다.

그런 이대호가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칼을 갈고 있다. 반드시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3년간 롯데의 발목을 잡았던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거치지 않아 심적으로 한결 편안한 상태다. 여기에 컨디션도 최상이다. 이대호는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푹 쉬었더니 아팠던 발목과 오금 통증이 없어졌다. 몸상태는 아주 좋다"고 밝혔다. 롯데 이진오 수석트레이너 역시 "한마디로 A+"라며 플레이오프를 앞둔 현재 이대호의 몸생타가 최상임을 알렸다. 자체 청백전에서 실력을 그대로 발휘했다. 이대호는 11일, 13일 두 차례 열린 경기에서 각각 4타수 2안타,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는 홈런, 2차전에서는 2루타를 기록하며 식지않은 장타력도 과시했다.

정신적인 무장도 마쳤다. 이대호는 "우리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삼성을 만나기 위해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꼭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SK 투수들이 강하다는데 우리팀 타자들도 만만치 않다. 충분히 SK 마운드를 공략할 수 있다"며 "우리 투수들도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타자들이 분발해 점수를 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곧 태어날 2세의 응원도 큰 힘이다. 14일 저녁 합숙 소집을 앞두고 임신 중인 아내 신혜정씨와 함께 산부인과에 다녀왔다는 이대호는 "아내 뱃속에 있는 아기의 모습도 보고 아내가 건강하다는 말도 들었다. 힘이 난다"고 기분 좋게 말했다.

여러모로 느낌이 좋은 이대호의 2011년 가을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과연 이대호가 그토록 바라던 한국시리즈 우승의 선봉장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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