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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김진우는 건졌다.
가장 큰 희망은 제구력의 회복이다. 오랜 방황 끝에 올시즌 복귀한 김진우는 직구 제구 불안으로 고전해야 했다. 커브의 위력은 여전했으나 직구와의 결합상품이 되지 못하는 한 효과적인 투구가 이뤄질 수 없었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가 훈련을 한 뒤 포스트시즌 히든카드로 시즌 막판 엔트리에 등록됐다.
"시즌 막판 1군에 올라와 코칭스태프의 지도를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김진우는 직구의 밸런스를 80% 이상 회복했다.
장기인 3종 커브세트도 완벽하게 다듬었다. "커브는 3가지 종류가 있어요. 볼카운트를 잡을 때는 느리지만 낙폭이 큰 커브를 던지구요. 원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낙폭은 유지한채 스피드를 조금 더 붙이고, 투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 커브는 낙폭을 줄이고 스피드를 빠르게 가져갑니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김진우 커브의 엄청난 낙폭에 "다른 변화구 없이 저 공만 던져도 공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슬라이더와 몸쪽 체인지업까지 장착하면서 김진우는 다시 언터쳐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금의 마인드로 겨울을 잘 나면 내년에 1선발도 가능하다"는 SK 한 전력분석원의 평가를 받을만큼 김진우는 확실히 살아났다. 집단 부상 속에 올시즌을 아쉽게 마친 KIA 벤치. 돌아온 김진우가 희망의 빛으로 가을을 물들이고 있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