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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구단 NC 첫 발걸음, 강진캠프 첫 날 풍경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10 19:07


신생구단 NC가 첫 훈련을 시작한다. 10일 강진베이스볼파크에서 시작된 가을캠프 첫 날 오리엔테이션 때 1라운드 지명자 박민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경문 감독(왼쪽). 사진제공=NC다이노스

신생구단 NC가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NC는 10일 전라남도 강진군에 위치한 강진베이스볼파크에서 가을캠프를 시작했다. 오전 10시 마산역에 집결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버스 2대로 강진까지 이동했다.

강진베이스볼파크는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훈련을 위해서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넥센은 연고지인 서울을 떠나 2군 구장으로 강진을 쓰고 있을 정도. 때문에 넥센 선수들은 2군행 통보를 받으면 우스갯소리로 '유배간다'는 표현을 하곤 한다. 기자는 KTX와 시외버스를 이용해 강진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택시를 타고 11㎞ 가량을 이동해야만 했다. 도착하고 보니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고, 오직 야구장 4면과 실내연습장, 선수단 숙소만이 있었다. 야구장에는 NC의 앰블럼을 비롯해 여러 걸개들이 걸려있었다. '오늘의 땀, 여자친구의 얼굴이 바뀐다'라는 이색적인 걸개도 보였다. 구단 관계자는 NC 김경문 감독이 문구를 보고 흡족해했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NC 강진캠프 현장. 사진제공=NC다이노스
선수단은 도착 직후 유니폼과 용품을 지급받았다. 2012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 박민우(19)는 다이노스를 상징하는 'D'가 새겨진 헬멧을 몇번이나 썼다 벗었다 반복하기도 했다. 그는 "이젠 정말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아마추어 때와 달리 양귀 헬멧이 아닌 한쪽 귀만 덮인 헬멧을 신기해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올해 초 SK에서 방출된 한윤기(24)는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면서 "유니폼을 입어보니 정말로 책임감이 느껴졌다. NC에서는 야구를 정말 오래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용품을 지급받은 뒤 헬멧을 써보는 NC 내야수 박민우. 사진제공=NC다이노스
박민우는 야수 최고참 김동건(30)과 룸메이트가 됐다. 김동건은 지난 2001년 SK에서 데뷔한 내야수. 상무 복무를 포함해 SK서만 9년을 뛴 뒤 2009년 말 방출통보를 받았다. 그는 "지난 2년간 다시 선수로 뛰고 싶었지만, 재도전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아마추어 야구인들을 위한 실내연습장을 운영하면서 틈틈이 몸을 만들었다"며 "NC 트라이아웃 합격 통보 뒤에 야수 최고참이라는 말을 들었다. 처음 선수 생활을 시작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잘 이끌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NC 유니폼을 들고 사진 촬영에 응한 NC 투수 한윤기. 사진제공=NC다이노스
김동건은 트라이아웃 전에 휘문고에서 개인운동을 하면서 박민우와 조우한 적이 있었다. 그는 까마득한 후배에게 "내일부터 가만히 있지 말고 코치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라. 많이 물어볼수록 배우는 게 많다"라며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점심식사와 휴식 후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 김동건은 임시 주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오리엔테이션 직후 "야구하러 왔으니까 다른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야구만 하자"고 선수들 앞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임시주장으로 선출된 NC 내야수 김동건. 사진제공=NC다이노스
오리엔테이션 때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상견례도 있었다. 박승호 NC 수석코치는 선수단에게 "프로 입단을 축하한다. 첫 발을 내딛는 선수들이 많은 것 같은데 경험 있는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해보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NC 선수단은 1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다. 10월 한 달 동안은 6일 훈련 후 하루 휴식하는 일정이다. 박보현 매니저는 "11월에는 선수들 컨디션을 보고 조절할 예정이지만, 5일 훈련 후 1일 휴식, 4일 훈련 후 1일 휴식 이런 식으로 줄여갈 예정이다. 이번달은 처음이니까 많은 모습을 봐야 하기에 다소 타이트한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NC는 다음달 21일까지 강진에서 훈련한 뒤 제주도로 이동해 12월20일까지 겨울 훈련을 진행한다. 내년 1월 중순에 13일 간의 전지훈련 대비 캠프를 갖고, 1월26일 미국 애리조나 투싼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박승호 NC 수석코치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선수단의 모습. 사진제공=NC다이노스
한편, 김경문 감독은 오리엔테이션 후반 잠깐 얼굴을 내비쳤다. 유니폼이 나오면 정식으로 상견례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선수들의 첫 모습이 궁금한 모양이었다. 김 감독은 "내년은 내후년 1군 진입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번 캠프에서 훌륭한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게 목표다. 내일부터 진행되는 훈련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NC 강진캠프에 내걸린 재밌는 문구가 적힌 걸개. 사진제공=NC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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