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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SK박희수, KIA 박기남 드러나지 않지만 가장 필요한 존재들

박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10-10 12:43


SK와 KIA의 치열한 승부가 계속되는 준플레이오프. 양 팀에는 주역은 아니지만 일본인들로부터 기대를 받는 선수가 있다.

작년 11월 한일클럽챔피언십이 열린 도쿄돔에서였다. 공식 연습시간에 SK 덕아웃 앞에서 이런 소리가 나왔다. "47번은 어디에 있어요?" 투수 박희수의 배번이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와노 히데유키씨(47세)였다. 현역 시절 긴테쓰 에이스로 활약한 좌완투수이며 작년에는 제17회 대륙간컵 야구대회 일본대표의 투수코치를 맡고 있었다. 그날 TV해설자로서 도쿄돔에 방문한 아와노씨는 이렇게 말했다. "대륙간컵의 5, 6위 결정전에서 한국과 대결했는데 한국의 선발투수가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했어요. 힘 있는 직구와 변화구의 제구력이 인상적이었어요. 그 선수는 SK 소속이라고 들었는데 어디에 있어요?"

아쉽게도 박희수는 한일클럽챔피언십에 출전 등록되지 않아 아와노씨는 그를 만날 수 없었다. 그때 김성근 감독은 아와노씨에게 이런 요청을 했었다. "우리 팀은 좌완투수가 많다.투수코치를 할 수 없을까?" 아와노씨의 투수코치 취임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그가 평가한 박희수는 올해 큰 성장을 했다. 올시즌 39경기에 등판해 방어율 1.88로 제 자리를 확실하게 잡았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도 KIA 타선을 상대로 좋은 피칭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기남의 존재는 팀에 꼭 필요하지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KIA 다카하시 마사히로 수비코치(47세)다.

4월2일의 개막전. 그 날 KIA의 2루수로는 원래의 2루수가 아닌 이현곤이 선발 출전했다. 당시 안치홍이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고, 타격을 선택해서 결정한 오더였다. 그 기용에 대해 다카하시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이)현곤은 3루수가 제일 잘 어울린다. 하지만 감독님이 괴로운 선택을 하시는 것 같아요. 물론 수비력을 생각하면 (박)기남이가 나오는 게 좋은데 그가 벤치에 있는 것은 경기 후반에 여러 상황에서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는 경기에 나오지 않아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소중한 선수예요."

박기남은 2월의 스프링캠프 때 이범호 획득 후 보상선수로서 한화행 소문이 났다. 하지만 그 때 박기남의 필요성을 역설한 사람은 다카하시 코치를 비롯해 적지 않았다. 단기전에는 박기남 같은 슈퍼 백업의 역할이 중요하게 된다. 특히 총력전이 되면 그 존재감이 커질 것이다.

1승1패로 3차전에 들어간 준플레이오프. 팀의 중심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은 물론 박희수나 박기남 같은 조역들도 승부의 갈림길을 좌우할 것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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