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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춧가루에 한화 분노의 빈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0-05 21:50 | 최종수정 2011-10-05 21:58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경기가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정훈이 8회말 1사 1,2루 송창식이 던진 볼에 맞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고춧가루 부대 하면 하위팀이다. 그러나 때론 상위팀이 고춧가루를 뿌릴 때도 있다. 예상치 못한 롯데의 '고춧가루'에 한화가 뿔났다. 생각지 못한 역전패의 끝은 분노의 빈볼이었다.

5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가 전날 2위를 확정해서인지 예상보다 적은 1만2000여명의 관중만 왔다. 양승호 감독은 5명의 백업요원을 선발출전시켰고, 전준우 김주찬 황재균을 경기중에 교체해 주전 중에선 이대호만 끝까지 뛰었다. 전날 모든걸 결정한 롯데 라인업은 누가 봐도 느슨했다.

1,3,5회에 1점씩을 뽑은 한화는 6회에 1점을 내줬지만 8회초까지 3-1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마무리 바티스타가 있는데다 롯데 타자들이 모두 백업요원들인 것을 감안하면 승리는 무난해 보였다. 그런데 8회말에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느슨한' 롯데 라인업이 폭발했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1사 만루서 6번 손용석이 바티스타로부터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4-3으로 역전에 성공하더니 정보명의 2루타와 2사후 양종민의 2루타로 점수는 6-3까지 벌어졌다. 하나같이 백업 타자들의 맹활약.

전날 2대20의 올시즌 최다 점수차 패를 당한 한화로서는 거저 먹을 것 같던 이날 경기마저 져 5위가 위태롭게 되자 약이 오를 만 했다.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경기가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송창식이 8회말 1사 1,2루 정보명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고 퇴장당하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1.10.05
바뀐 투수 송창식이 황성용에게 초구를 대뜸 몸쪽으로 던졌다. 황성용은 피하려 했지만 왼쪽 어깨에 맞았다. 다분히 고의가 의심되는 상황. 송창식은 이어 나온 정 훈에게도 초구를 몸쪽 깊숙히 던졌고 정 훈이 피하자 2구째에 다시 한번 몸쪽으로 던졌다. 정 훈은 타격을 하려다가 오른쪽 팔꿈치를 맞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를 본 오훈규 주심은 연이은 몸쪽 투구가 고의가 명백하다는 판단을 하고 곧바로 송창식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올시즌 첫 퇴장이다.

빈볼 퇴장은 지난해 5월 26일 잠실 LG-KIA전 KIA 박경태 이후 처음이다. 당시 2-17로 뒤진 5회 박경태가 이대형에게 고의적으로 두번 연속 몸쪽으로 던졌는데 이대형이 맞지는 않았지만 고의적이었다는 판단에 퇴장조치가 내려졌다.

롯데는 이날 주전들을 모두 뺐다. 사실상 승패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에게 일부러 치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롯데 백업선수들은 그들 나름대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 타석이 중요했다.

백업 선수라고 못치라는 법은 없지만 어쨌든 한화로서는 두고두고 약이 오를 경기였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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