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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구의 한방,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0-02 14:03



지난 30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경기. SK와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가 4-3으로 아슬아슬하게 리드를 잡고 있던 2회말 생각지도 않았던 선수의 쐐기 투런포로 경기 분위기는 롯데쪽으로 기울었다. 그 주인공은 외야수 이인구. 지난 8월30일 부산 삼성 선발출전 이후 1달 만에 다시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귀중한 홈런을 쳐내며 양승호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이인구는 "사실 최근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해 타격감이 좋지는 않았다"며 "상대투수(안규영)의 슬라이더가 높게 들어온 실투였다. 그래서 운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동아대 졸업 후 2003년 롯데에 입단해 벌써 프로 9년차를 맞은 이인구는 올해 벌써 한국 나이로 32세다. 어느덧 노장 대열에 합류하는 시점에서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하니 의욕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최근 우익수 손아섭이 발목부상을 당해 기회를 맞을 수 있었지만 후배 황성용, 이승화가 좋은 활약을 펼쳤고 우익수 자리에서는 불안한 수비를 한다는 평가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힘들었다. 하지만 베테랑으로서 2위 싸움을 하고있는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를 악물었다. 정해진 훈련을 물론이고 특별훈련까지 묵묵히 소화했다. 이날 홈런은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에 대비해 경기 준비에 힘써온 이인구가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는 "두산전 승리로 팀이 2위 싸움에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 그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주목할만한 점은 2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이날 경기에 양 감독이 다른 선수가 아닌 이인구를 주전 우익수로 낙점했다는 것. 경험이 많은 이인구가 타석에서 한방 해줄 것을 기대한 양 감독의 선택이 그대로 적중한 것이었다.

이인구는 이에 대해 "중요한 경기였는데 특별히 긴장되거나 떨리지는 않았다. 팀이 포스트시즌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이런 면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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