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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현장에서 선수들을 마주치는 야구기자들은 가급적 긍정적 측면을 보려고 애쓴다. 단점보다는 장점에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를 풀어간다.
18일 생애 첫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날린 짜릿한 밤. 얼굴에 서재응이 발라놓은 면도 크림이 땀과 함께 남아있는 그를 만났다. 한껏 고조된 기분일 때가 도루저지 문제를 언급할만한 시점이었다.
'포스트시즌에는 상대 팀이 더욱 집요하게 도루시도를 할 텐데 대비책이 있나요?'
그에게는 도루에 대한 포수로서의 분명한 철학이 있었다.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인이 없는한 주자를 신경써 볼을 빼는 일은 없을겁니다. 자칫 투수에게 불리한 볼카운트를 안겨야 하니까요. 공을 (바깥쪽으로) 뺀다고 도루저지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거든요."
자신의 수치 향상을 위해 투수를 희생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포수가 도루 저지를 위해 미리 들썩거리면 마운드 위의 투수는 불안해진다.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자칫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2루 베이스를 훔치더라도 볼배합으로 적시타를 막으면 결과는 같을 수 있다. 포수 출신 조범현 감독 역시 "도루를 막는 것보다 타자와의 승부가 우선"이라는 소신이 또렷하다.
투수 의존을 최소화하면서도 도루를 저지 수 있는 비법. 포스트시즌에 공개할 차일목의 '필살기'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