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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 최동원 감독 추모 한발 더 나아가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9-18 14:31



영구결번식, '최동원의 날' 제정, 추모소 설치. 롯데가 지난 14일 별세한 최동원 한화 전 2군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들이다. 국내야구의 전설적인 투수이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위해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그치면 안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고인에 대한 진심을 보였으면 한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장병수 대표가 고인의 업적에 흠이 가지 않도록 구단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하라고 지시하셨다"며 오는 30일 부산 두산전에 지정된 '최동원의 날'에 영구결번식도 함께 진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스포츠조선 9월17일자 보도>. 일단 반가운 소식이다. 영구결번이라는 것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큰 영예이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최 전 감독과 그의 유가족에게 가장 큰 선물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말고 한발 더 나아갈 것을 제언해본다. 영구결번과 '최동원의 날' 행사의 취지는 좋다. 모든 팬들이 반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회성에 그칠 염려가 있다. 팬들이 고인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는 롯데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가장 먼저 매년 9월30일을 '최동원의 날'로 지정해 고인을 추모했으면 한다. 이날은 최 전 감독이 한국시리즈 사상 첫 완봉승을 거둔 8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날이다. 고인을 추모하면서 팬들에게 롯데의 첫 우승 순간을 회자시킬 수도 있어 일석이조다.

그리고 이번 '최동원의 날'에 맞춰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고인을 추모했으면 한다. 단순히 영구결번식을 진행하고 고인의 추모영상을 전광판에 상영하는 정도에 그치는게 아니라 롯데의 진심을 하늘에 있는 최 전 감독과 유가족, 팬들에게 보여주자는 얘기다.

첫째로 고인의 한정 유니폼을 만들어 팬들에게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KIA는 지난해 7월 팀의 간판스타 이종범의 한·일 통산 2000안타를 기념해 특별 유니폼 200벌을 한정 제작, 팬들에게 판매했다. 당시 이 유니폼은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롯데 역시 최 전 감독을 추모할 수 있는 한정 유니폼을 충분히 제작해볼 만 하다. 단, 여기서 얻은 수익금은 유가족을 돕는다거나 야구발전기금으로 기부해야 그 의미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당일 경기에 선수들이 모두 최 전 감독의 등번호 1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16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경기에 모든 구단 선수들이 42번 등번호를 단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영구결번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결정이었다. 롯데 역시 모든 선수들이 1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뛴다면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등번호는 심판들과 기록원들의 편의를 위해 있는 것이다. 물론 매경기 모든 선수가 같은 번호를 다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한 경기 정도 같은 번호를 단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며 "롯데 측에서 일회성 행사를 위해 요청한다면 적극적으로 의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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