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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보다 감을 찾았다는 게 기분이 좋다. 그동안 평정심을 잃었다."
고민이 많았다. 탈출구를 찾기 위해 심재학 타격코치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결론은 욕심이었다. 심 코치는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 그러니 욕심이 생겨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사실 평정심, 즉 마인드컨트롤은 또다른 박병호를 만들었던 원천이다. LG에서 트레이드된 뒤 심리적 안정이 사람을 바꾸어 놓았다. "네 마음대로 해봐라"는 김 감독의 말에 조급함이 없어졌다. '못치면 2군행'이란 부담을 털어내니 모든게 편안해졌다. 자연히 타격도 좋아졌다. 제대로 터지지 못했던 파워가 방망이에 그대로 실렸다.
잘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고, 그 평정심을 잃었던 모양이다. 김 감독의 '선풍기' 발언은, 욕심을 뜻한다. 마음이 앞섰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전 이순철 MBC스포츠+ 해설위원이 넥센 감독실을 찾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박병호가 화제로 올랐다. 이 위원은 "잘 데려왔다. 앞으로 더 좋아질 선수"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에 김 감독은 "올해가 아니라 내년, 후년을 보고 데려왔다. 어쨌든 중심이 하나 생겨 다행"이라며 웃었다. 박병호를 계속 지켜봐야할 이유다.
이적과 함께 박병호는 한번 변했다. 일취월장을 한 모습이다. 내년, 후년에는 과연 얼만큼 더 발전할까.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