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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떠났지만 결코 외롭지 않았다.'
53세의 한창 나이에 숱한 아쉬움과 슬픔을 남기고 떠나갔지만 외롭지는 않았다.
이 특별한 조화는 재계, 야구계, 정치계 등 국내 저명인사들이 보낸 수많은 근조 화환 사이에서 유독 빛났다.
고인이 코치 생활을 마감했던 한화와 현역 전성기를 보냈던 롯데의 팬들이 마음으로 마련한 조화였다.
조화 리본에는 '한화 이글스 갤러리 일동', '롯데사랑 거인사랑 회원 일동'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 모두 두 구단의 순수 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든 성금으로 마련된 것들이다. '디시인사이드' 등 인터넷 공간을 통해 팬들이 마음이 모아졌다.
먼저 불을 당긴 쪽은 한화 팬들이다. '디시인사이드'의 한화 갤러리 코너에서 활동중인 한 네티즌이 지난 14일 최 전 감독의 부음을 접하자마자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하자는 의견을 올렸다.
이 제안에 공감한 다른 팬들이 지정된 은행 계좌에 성금을 보냈다.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성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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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롯데 갤러리 팬들도 자체적으로 릴레이 모금 운동을 펼쳤다. 이들은 조화는 물론 상당한 금액의 조의금을 유가족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금 운동에 그치지 않았다. 일부 롯데 팬들은 개별적으로 빈소를 찾아가 조문을 하기도 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달려온 한 네티즌은 조문 후기를 게시판에 올려놓아 많은 호응을 받았다. 고인의 동생인 최수원 KBO(한국야구위원회) 심판위원은 팬들의 조문을 받고 크게 감동받았다고 한다.
최 위원은 팬들의 위로를 받고 "형님이 하늘 나라에서 특히 고마워 하실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화 구단에서 파견된 빈소를 지킨 정은욱 홍보팀 과장에 따르면 유가족 측은 수많은 조화 가운데 팬들이 보내준 조화을 애지중지 했다고 한다.
한화와 롯데 팬들 사이에서 벌어진 훈훈한 조화 보내기 경쟁은 '영웅' 최동원 장례식을 빛낸 숨은 주역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