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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은퇴 선언날 아들 돌사진 찍어"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09-06 19:12


넥센 이숭용.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6일, 이숭용(넥센)이 목동구장을 향하는 느낌은 달랐다. 은퇴를 선언한 다음날, 후배들과의 만남이 어색할 것 같았다.

집을 나설 때 부인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정말 고마웠어요." 부인 김윤아씨는 남편에게 그렇게 고마움을 전했다.

운동장에 나와서는 평상시와 다름없었다. 똑같이 훈련하고, 땀을 흘렸다. 다만 소식을 들은 후배들의 아쉬움을 모두 들어줘야 했다. 이숭용은 "특히 (오)재일이와 (유)선정이에게 많이 미안하다. 많은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라고 했다. 이날 상대였던 SK 김경기 코치와 박재홍은 "정말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격려를 해줬다. 둘과는 현대시절, 막강 중심타선을 이뤘었다.

하루가 지나서인지 "아직 특별한 느낌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어제 아들 돌사진을 찍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라며 웃었다. 은퇴를 선언하고 아들과 함께 찾은 사진관. 참 어색할 만 했다. 아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면서도 생각이 많았다고 했다. 18년 시즌, 그 긴 시간과의 이별이니 만감이 교차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필이면, 은퇴 선언날하고 돌사진 찍는 날하고 같아서"라며 짓는 미소가 조금은 어색해 보였다.

담담하게 심정을 밝히면서도 "은퇴 경기를 하는 날(18일), 관중들 앞에서 타석에 서면 그 때는 느낌이 분명 다를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누구보다 현대의 영광을 여기 넥센 후배들과 함께 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4강에 들어가고 하면 후배들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이제 그 일은 지도자 이숭용에게 넘어갔다. 이숭용은 "선수들과 같이 길을 걷는 코치가 되겠다. 같이 느끼고 행동하고, 이해시키는 그런 코치가 되고 싶다. 그래서 후배들과 현대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고 싶다"고 웃었다.
목동=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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