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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수비에서 승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이번 6연전의 승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바로 수비였다. 양 감독은 "타선과 마운드는 후반기 부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6연전에는 특히 야수들의 수비가 좋았다"며 "확실히 수비가 안정되니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중요한 순간 나오는 호수비로 경기 분위기가 바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 예를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가 지난 1일 부산 KIA전. 3루수 황재균은 이용규가 밀어친 안타성 타구를 점프해 잡아내는 묘기를 선보였다. 중견수 전준우는 펜스에 부딪혀 발뒤꿈치 부상을 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펜스에 몸을 부딪히며 공을 잡아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하이라이트는 투수 강영식의 수비. 이용규가 친 땅볼 타구를 왼팔로 막아낸 뒤, 오른손에 끼고 있던 글러브를 벗어 던지고 굴절된 공을 잡아 1루수에게 송구, 아웃시키는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롯데는 KIA전 외에도 6연전 내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수비를 자랑했다.
롯데 수비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황재균과 유격수 문규현의 활약이다. 황재균과 문규현은 올시즌 각각 15개의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팀 내 공동 1위다. 하지만 대부분 전반기에 나온 실책들이다. 후반기 부터 두 사람의 수비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황재균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매경기 멋진 수비 장면을 연출하고 있고 문규현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폭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이번 6연전에서 두 사람이 저지른 실책은 각각 1개 뿐. 이들이 3유간을 철통같이 지켜주자 내야 라인의 안정감이 극대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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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감독은 부임 후 "어차피 방망이는 기복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수비가 좋은 팀이 강팀"이라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량을 대폭 늘렸고 조원우 외야수비 전담코치를 영입하는 등 수비 보완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시즌 종료를 앞둔 현재 2위라는 성적은 결국 안정된 수비의 힘에서 나올 수 있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