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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를 잡아라.'
여기에 이번 드래프트에 신청한 고졸과 대졸 선수는 770여명. 10라운드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취업'이 가능한 선수는 95명이다. 선택받는 선수들 역시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래서 이번 드래프트는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인지명은 작년 시즌 성적의 역순(한화-넥센-LG-KIA-롯데-두산-삼성-SK-NC)으로 시작돼 스네이크방식(짝수 라운드에서 다시 연순으로 도는 방식)으로 1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는 신일고 내야수 하주석을 찜해놓은 상태다. 하주석이 좌타자라서 좌타가 많아 고짐중인 한대화 감독의 마음이 막판에 변경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하주석이 가장 유력하다. 하주석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설에 오를 정도로 기량을 검증받은 자원이다. 같은 고졸 가운데서는 이현동(광주일고) 변진수(충암고) 최우석(장충고) 권택형(덕수고) 한현희(경남고) 등이 구단 스카우트 사이에서 1라운드 재목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투수들이다. 하지만 대졸 선수도 만만치 않다. 같은 투수 자원으로 고려대의 문승원과 윤명준, 단국대 박지원이 이변이 없는 한 1라운드 지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수가 필요한 몇몇 구단은 원광대 김민식과 중앙대 조윤준을 눈여겨 보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행보는?
새롭게 참가한 까닭에 뭐니뭐니 해도 주목받은 팀이 NC다. 이미 좌완 노성호(동국대)와 우완 이민호(부산고)를 특별지명한 NC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추가로 15명을 지명할 수 있다. 10라운드 기본 지명 10명에 2라운드 이후 5명을 우선지명하는 것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신생팀 지원을 위한 특별규정에 따라 선수보강에 우선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인데 과연 어떤 선수를 입도선매하느냐가 관심사다. 대졸 최대어로 꼽히는 연세대 좌완 나성범은 NC행이 이미 떼논당상이다. 나성범은 4년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았다가 프로 입단 대신 대학에 진학했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2라운드부터 지명받을 수 있다. 2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NC가 굳이 나성범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NC는 현재 고졸 특별지명 2명 외에 퓨처스리그(경찰청, 상무)에서 영입한 5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투수가 4명이고, 내야수 1명, 외야수 2명이다. 포수는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올시즌 유독 포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프로야구판이다. 똘똘한 포수 쟁탈전도 뜨거워질 수 밖에 없다.
드래프트 후유증은?
NC를 제외한 다른 구단들은 벌써부터 한숨을 쉬고 있다. 쓸만한 자원이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 NC에 대한 특별규정으로 입맛에 맞는 선수를 고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기존 8개 구단의 경우 2라운드까지 9명의 선수를 NC에 먼저 내줘야 하는 형편이다. 그동안 스카우트팀을 가동해 눈여겨봤던 1, 2라운드급 선수를 거의 다 선점당한다고 보면 된다. 신생팀 NC 입장에서는 이 마저도 팀을 꾸리기 위해서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하지만 기존 8개 구단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고졸-프로행에 대한 인식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8개 구단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우려가 "고졸보다 대졸에서 쓸만한 선수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한때 고졸이 대세인 적이 있었지만 최근 몇년새 고졸들의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최근 개최된 청룡기 등 고교야구를 보더라도 경기력이 옛날같지 못하다는 게 대부분의 시각이었다. 만약 이번 드래프트에 대졸 취업률이 고졸을 크게 능가하면 학부모와 선수들의 시각 변화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