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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연패를 끊은 넥센 심수창이 중계방송 인터뷰를 할 때까지 3루측에 있는 수십명의 넥센팬들은 심수창을 외치며 그의 연패 탈출을 축하했다. 심수창은 인터뷰가 끝난 뒤 그를 응원해준 팬들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감사의 인사를 했다. 방송인터뷰 중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잡혀 "울었냐"고 묻자 "안울었어요. 그래도 남잔데…"라며 극구 부인했다. 마음속에선 후련함의 눈물이 흘렀으리라.
-김주찬에게 홈런을 맞는 등 초반엔 불안했다.
경기전 몸을 풀 때 공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는데 투심이 홈런이 되고, 커브를 던졌는데 안타가 됐다. 정민태 코치님이 "제구 안되는 건 버리고 제구 되는 걸로만 던지자"고 하셔서 투심과 커브의 비율을 많이 낮추고 다른 것들(직구, 슬라이더, 컷패트스볼)로 던졌다.
오늘 경기전 (손)승락이가 "오늘은 어떻게든 막아내서 승리를 지켜주겠다"라고 했다. 그런데 1,2루가 되자 살짝 불안했다. 그런데 동료들이 "승락이는 꼭 막아낼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다음타자가 플라이로 아웃됐을 때 마음이 좀 놓였다.
-오늘 동료들이 힘이 되는 말을 많이 해줬다고 들었다.
오늘 선수들이 모두 최선을 다해줬다. 특히 포수인 도환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리드할 때 공 하나 하나마다 생각을 많이 했다. 또 공이 빠졌을 때 있는 힘껏 뛰어가서 잡는다. 그런 모습을 볼 때 투수들은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5회 주자가 2루에 있을 때 원바운드 공이 갔는데 최선을 다해 블로킹을 했고, 3루로 뛰는 주자를 잡았을 때 너무 고마웠다. 또 (김)민우형이나 (유)한준이 등 야수들도 수비할 때 정말 집중해서 해줬다. 덕아웃에 있는 동료들도 플레이 하나하나 마다 박수를 쳐줬다. 다들 한국시리즈 때만큼 떨린다고 했다. 1승을 간절히 바랐는데 모든 사람들이 함께 기원해주니 뜻이 이뤄진 것 같다.
-연패를 할 때인 2009년엔 초반엔 아주 좋았는데.
6승을 한 이후 계속 패했는데 그때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적도 몇번 있었는데 이상하게 승리와 연결이 안됐다. 작년에도 초반 5번 선발등판하고 2군으로 내려갔는데 세번은 퀄리티스타트였고, 그중 두번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작년까지는 연패에 대한 생각이 없었는데 올해 계속 지면서 연패 기록에 다가가니까 부담이 오기 시작했었다.
-넥센으로 온 뒤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게 가장 큰 변화다. 위기가 와도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를 믿고 계속 던지게 해줘 더 책임감을 느끼고 꼭 막겠다는 생각으로 던진다.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공을 가지고 내려가던데.
정민태 코치님이 올라오셔서 "네가 가지고 갈래?"라고 물어보셔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연패를 끊고 이적후 첫승하는 공이라서….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