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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소굴 광주구장, 해결책은 없을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08-07 13:38


광주구장. 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2011.07.27

광주구장에서 시합중인 KIA 이종범.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선수들은 입을 모은다.

"인조잔디의 체력부담이 천연잔디의 두배가 넘는다"고 말한다. 구체적 수치를 든 설명을 모아 평균을 내보면 3배쯤 더 힘들다. 그렇다면 인조잔디에서 야구하면서도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삼성이나 KIA 선수들은 대단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인조잔디 구장 중에서도 광주구장은 수비나 주루 플레이를 하기에 가장 열악한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 유독 대형 부상이 자주 속출하는 야구장이기도 하다.

KIA는 최근 주축 선수의 줄부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누구나 예상했던 1위는 커녕 2위도 위태롭다. 물론 인조잔디가 직접적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이 간접 원인임은 분명하다. KIA는 올 여름 유독 잦았던 우천 취소로 남들 다 놀 때 비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경기를 가장 많이 치렀다. 인조잔디 위에서 '3배'의 체력 소모를 해가면서 말이다. 체력이 떨어지고 지치면 집중력이 저하되고 부상으로 이어진다. 쌩쌩할 때는 슬쩍 피할 수 있는 공도 허덕거릴 때는 피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극심한 체력 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광주구장의 역사를 함께 해온 전설 이종범은 인조잔디에 대해 "발에 쿠션이 없어 다리 뿐 아니라 온 몸에 피로가 쭉 올라온다"며 그 폐해에 대해 역설한다. 그러면서 "인조잔디에서 치르는 10경기가 천연잔디의 30경기와 맞먹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베테랑 유격수 이현곤은 "옆으로 빠지는 타구 처리시 제동을 거는 과정에서 다리에 큰 부담이 온다. 그래서 코치님들이 광주 같은 인조구장에서는 억지로 제동을 거는 대신 몸이 밀리는 방향으로 잔스텝을 한번 더 밟으라고 권하신다. 부상을 우려해서"라고 설명한다. 3년차 내야수 안치홍은 "인조인 광주에서 일주일간 경기를 치르고 천연구장으로 가면 적응이 안된다. 반대도 마찬가지"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나지완 같은 거구의 선수는 체중의 하중이 무릎과 허리, 발목 관절을 위협한다. 이미 올시즌 주루플레이 도중 부상을 한 나지완은 "인조잔디는 흡수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광주구장은 천연잔디를 깔 수 없다. 수년 내 신설 전용구장이 들어선다는 사실 때문에 쥐죽은듯 기다려야한다는 건 아니다. 광주시 자체에 야구장 시설이 워낙 없어 모든 대회가 광주구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야구 시즌 중 거의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KIA의 홈경기나 월요일 훈련을 뺀 나머지는 퓨처스리그와 중·고·대의 아마 대회가 열린다. 심지어 가끔씩 사회인 야구 경기까지 열린다.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천연잔디를 현실적으로 유지할 물리적 여력이 없는 셈이다.

광주같은 인조잔디를 홈으로 쓰는 팀 선수들은 체력과 부상 측면에서 절대 불리하다. 이미 '보이지 않는 마이너스 요소'를 안고 시즌을 치르고 있는 셈.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로야구. 순위 경쟁은 순수한 야구 실력으로만 이뤄져야 한다. 환경적 불균형은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 그래야 야구가 더 재미있어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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