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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시작과 함께 4강 싸움이 치열해 졌다.
불펜 탓, 이젠 그만
오죽했으면 KIA에서 방출한 노장 투수 이대진(37)까지 붙잡았을까. 실제로 LG 불펜은 허약하다. 딱 떨어지는 마무리 투수가 없다. 말이 좋아 집단 마무리체제지 결국 한명으로 막을 수 없는 곳을 여러명이 막아 보겠다는 호구지책이다. 불펜이 날려버린 승리가 꽤 많다.
하지만 불펜 탓만 하고 있기엔 이젠 시간이 없다. 트레이드 마감일(7월31일)이지만 트레이드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기존 선수들로 꾸려 나갈 수 밖에 없다. 새롭게 영입한 이대진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모르지만 필승조에 속해 있는 이상열-김선규-임찬규 등이 뒷문을 지켜야 한다. 선발 투수중 한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것은 막판 승부처에서 사용해야 한다. 전반기에 박현준, 리즈, 주키치를 뒷쪽으로 돌렸다가 마운드 전체가 흔들리는 '위험'을 경험했다.
다만 전반기와는 다른 마운드 운영이 필요하다. LG는 5할 승률을 확보한 상태다. 후반기에도 5할 승부만 한다면 4강행이 유력하다. 따라서 확률 게임을 해야한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확실하게 잡고, 버릴 경기는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
강 팀과의 대결엔 1~3선발보다는 4~5선발을 내세워 전략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 선두 싸움중인 KIA도 이 같은 방법을 선택했다. 힘들다고 판단되는 경기엔 필승조에게 무조건 휴식을 주며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4강 키워드는 '공격력'
LG가 전반기 초반 무섭게 질주하며 승수를 쌓았던 가장 큰 원동력은 파괴력을 갖춘 타선이었다. 당시 나머지 7개 구단 감독들은 LG 타선을 가장 두려워했을 정도다. 하지만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위력이 많이 떨어졌다.
후반기가 시작했지만 이택근, 오지환 등 주축 타자 2명은 여전히 빠져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반기 막판 한달 가까이 부상으로 빠졌던 톱타자 이대형이 돌아왔다는 점이다. 8월중으로 유격수 오지환도 돌아올 예정이다. 이럴 경우 LG는 시즌 초반과 같은 강한 타선을 다시 구축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시즌 초반에도 불펜은 약했다. 대신 공격에서 큰 점수차로 리드를 잡았다. 이렇다보니 투수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다. 1~2점을 줘도 승부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불펜의 허약함이 드러나지 않을만큼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줬다. 전반기 막판 불펜이 힘들었던 점은 바로 1~2점에 그치는 변비 타선 때문이었다.
후반기 두번째 경기인 30일 잠실 삼성전이 좋은 예다. LG 타자들은 선발 주키치가 5회까지 1실점으로 막는 동안 9점을 뽑아줬다. 주키치가 6회초에 3점을 주며 흔들렸지만 6회말 반격서 다시 1점을 얻어 도망갔다. 10-4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8회 이동현이 빼앗긴 1점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후 등판한 이상열, 김선규, 임찬규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LG가 잘나가던 전반기 초반의 기분좋은 '데자부'였다.
LG는 지난해 국가대표급 외야수 5명인 '빅5'를 보유하면서 공격 야구를 선언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약점을 보완하기 보다는 강점을 더욱 살리며 위기를 극복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