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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⅓이닝 4안타 2실점과 5⅓이닝 9안타 4실점.
이영욱과 고원준을 비교하면 사실 고원준이 더 나빠보였다. 고원준은 1회초 이호준에게 투런포, 2회초 안치용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쉽게 장타를 맞았고, 6회에도 집중 3안타로 1점을 내주며 간신히 이닝을 넘어갔다. 그러나 롯데 양승호 감독은 계속 고원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6회초 선두 정상호에게 2루타를 맞고 견제사로 아웃시켜 한숨돌리는가 했지만 곧이어 안치용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양 감독은 그제야 배장호로 바꿨다.
고원준을 내린 뒤 믿고 내보낼 구원진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경기전 "우리팀 선발은 최소 6회까지는 막아줘야 한다. 2∼3이닝은 임경완 김사율 등으로 어떻게든 막아볼 수 있지만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중간을 확실히 막아줄 투수가 없다"며 후반기에도 계속 이어지는 불펜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롱릴리프로 진명호나 배장호 김일엽 등을 준비시킬 계획인데 아직 이들이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바뀐 배장호는 연속 2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줘 양 감독의 고민을 해결하지 못했다.
만약 롯데가 SK의 상황이었다면 4회에 2점을 줬더라도 선발을 바꾸지 않고 계속 던지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4-2로 앞서고 있었고, 투구수도 46개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SK가 롯데의 상황이었다면 고원준은 4회에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맞았을 때 교체됐을 것이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