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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현곤의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현곤은 7월5일부터 최근 10경기에서 무서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주로 9번 타순(24타석, 2번-7타석 6번-4타석)으로 출전한 이현곤의 10경기 타율은 3할8푼7리(31타수 12안타)나 된다. 이 기간 동안 타율과 최다안타 팀내 1위다. 같은 기간만 놓고 보자면 '4할 도전자'인 팀 톱타자 이용규(3할4푼4리, 11안타)보다 더 뛰어난 타격솜씨를 보인 셈이다.
딱 최근 10경기만 보면 마치 '2007년의 재림'처럼 느껴진다. 당시 이현곤은 타율 3할3푼8리(126경기, 453타수 153안타)로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 1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이현곤은 2008년부터 마치 다른 타자가 된 듯 빈타에 허덕여왔다. 마치 2007년의 영광이 한 여름밤의 꿈이었던 것처럼 타율이 1할 가까이 곤두박칠쳤다. 2008년 이현곤은 112경기에 나와 시즌 타율을 2할5푼7리(393타수 101안타)로 마감했는데 전년도에 비해 무려 8푼1리나 떨어진 수치였다. 여러 방면에서 원인을 분석했지만, 정답은 없었다. 만성적인 갑상성 질환과 족저근막염 등으로 인해 몸상태가 좋지 않기도 했고 심리적으로도 흔들렸다.
타고난 수비 본능, 에러는 없다.
공격에서의 활약은 사실 보너스의 느낌이 짙다. KIA 코칭스태프가 이현곤에게 진정으로 바랐던 것은 김선빈이 빠진 유격수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었다. 신체조건이 김선빈보다 월등히 좋은 이현곤은 국가대표(2001 야구월드컵, 2007 아시아선수권) 내야수 출신답게 이 임무도 100% 완수하고 있다. 일단 실책이 없다. 최근 10경기에서 KIA는 총 5개의 실책을 저질렀는데 전부 내야수비 실책이었다. 하지만, 가장 많은 타구를 처리하는 유격수 이현곤은 실책 제로다. KIA 2-3루 사이 공간은 예나 지금이나 탄탄하다.
10경기의 내용만으로 이현곤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 성급한 이야기다. 그러나 공수에서 이현곤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계속 이어간다면 KIA는 보다 여유있게 김선빈의 복귀를 기다릴 수 있다. 더군다다 김선빈이 부상에서 회복한다고 해도 부상전 기량을 100% 되찾을 지도 의문이다. 특히 얼굴에 공을 맞은 트라우마가 김선빈의 마음에 어떤 크기와 깊이로 남아있을 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이현곤의 가치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