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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둘의 가치는 근성에서 더 드러났다. 그 때 한화는 그냥 조용한 팀이었다. 주위에서는 '충청도 양반' 냄새가 난다는 말도 나왔다. 그 사이에서 둘은 거칠었다. 전투적이었다.
이런 일이 있었다. 데이비스는 당시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 자신의 뺨을 후려쳤다. 동료들은 웃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따라했다. 타석에서의 근성이었다. 당시 타격코치였던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의 회상이다. "선수들이 처음에는 저게 뭐하는 짓인가 하며 웃기만 했다. 그런데 송지만 등이 따라하더라. 근성을 배운 것이다. 후반기부터 치고 올라갈수 있었던 변화였다." 그렇게 둘로 인해, 팀이 달라졌다. 승부처에서 강해졌다. 두 용병은 우승에 단단히 한 몫을 했다.
지금의 한화는, 99년의 한화보다 약하다. 선수들의 경험과 파워, 실력에서 많이 뒤진다. 더 '연약'하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그 사이에 가르시아가 들어왔다. 뭔가 느껴지는 게 다르다. 사실, 약점이 많은 타자다. 하지만 타석에 서면, 어쨌든 위압감을 준다. 플레이에도 근성이 묻어있다. 한대화 감독은 "일단 상대에게 주는 압박감이 있는 타자다. 우리 선수들도 보고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이 가르시아의 근성을 배워줬으면 하는 바람인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은 분위기에 쉽게 젖어드는 법이다.
15일, 가르시아가 대전구장을 한번 들었다가 놓았다. KIA에 1-4로 뒤진 6회에 역전 만루포를 날렸다. 아쉽게 5대6 역전패 했지만, 가르시아 효과는 톡톡히 봤다. 특A급 선발 로페즈를 상대로, 그것도 3점차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가르시아의 성적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 하지만 99년의 강인한 향기가 느껴지는 용병이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