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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의 화려한 쇼맨십과 더불어 한국 복귀의 기쁨을 단적으로 엿보게 하는 한 편의 감동 코미디 같았다는 게 현장에 있었던 구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전구장에 있던 한화 구단 식구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 사건은 9일 오후 4시30분 시작됐다.
8일 오후 입국한 가르시아는 곧바로 대전으로 내려와 취업비자 발급 절차를 밟고 있었다.
대전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비자발급 업무를 마친 가르시아는 10일 롯데전 출격을 앞두고 몸을 풀기 위해 나온 것이다.
한화와 입단계약을 한 뒤 미국으로 이사하고 한국으로 오는 과정을 거치느라 한동안 방망이를 잡지 못했던 터라 몸이 근질근질했던 모양이다.
희생양(?)으로 1군에서 투수코치를 담당했던 한 코치가 낙점됐다. 한 코치에게 배팅볼을 던져 달라고 부탁한 가르시아는 곧바로 프리배팅을 시작했다.
그 넘쳐나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왔을까. 좀처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한 코치가 던져주는 볼을 작심한듯 받아치는데 날아가는 볼 줄기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한 코치는 물론, 구단 식구들은 입이 쩍 벌어졌다. 곳곳에서 수군대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우와, 역시 대단해. 아직 녹슬지 않았어. 10개 중 6∼7개는 펜스를 넘기네."
1시간쯤 됐을까. 어느새 1박스의 볼이 동이 났다. 1박스면 보통 200개의 볼이 담긴다. 배팅볼을 던진 한 코치는 대낮 2군 경기를 치른데다 날씨도 더워서 지칠대로 지쳤다.
"가르시아, 이 정도면 충분히 몸 풀었다. 그만하자"고 권했지만 가르시아의 의지는 확고했다. "1박스 더!"
스스로 생각할 때도 예상보다 타격감이 좋았던지 신이 난 듯 신들린 방망이쇼를 멈추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1박스를 더 치고 나서야 땀에 흠뻑 젖은 가르시아는 야릇한 전율을 느끼는 듯 흡족한 표정을 지었고, 한 코치도 완전히 KO가 됐다.
가르시아가 이날 개인훈련에서 때린 볼은 모두 400여개. 웬만한 배팅볼 훈련에서 엄두도 내기 힘든 양이다.
한 코치는 "펑펑 날려대는 모양새가 가르시아의 파워는 기대 이상이었다"면서 "나중에 탄력이 붙으니까 10개중 8∼9개는 넘기 게 위협적이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입단 첫 날부터 가공할 만한 괴력으로 대포시위를 벌인 가르시아. 예고편일 뿐이다. 10일 부산에서 선수단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쇼'가 펼쳐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