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들렸다. 그러나 떠날 수 없었다. 그의 자리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긴 시간이었다. 26세지만 그는 내년이면 프로 13년차의 '왕고참'이다. 2003년 중학교를 중퇴하고 프로무대에 진출했다. 2004년 만 16세의 나이로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06년에는 전남을 상대로 K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며 당시 서울의 최연소 골기록을 갈아치웠다.
|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는 성남과의 FA컵 결승전 직전 부상하며 시즌을 접었다. 고명진의 빈자리는 컸다. 서울은 고명진의 공백을 실감하며 목전에서 FA컵 우승컵을 놓쳤다.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인연도 소중했다. 서울과 3년 재계약한 최 감독과의 끈도 놓을 수 없었다. 그는 올해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베스트 11을 수상했다. 고명진은 수상 소감에서 "그동안 힘겨운 프로 생활 중에서도 이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최용수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최 감독의 선수, 코치 시절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별한 정이 있다. 최 감독은 고명진을 향해 입버릇처럼 "잃어버린 세월을 잊지마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고명진의 선택은 서울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