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면역력에 대한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건강한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완치 속도가 빠른 반면, 기저 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들은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르는 등 개인마다 증상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료 전문가들은 환자 개개인의 면역력 차이가 증상의 차이로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치료 과정에 있어서는 면역력의 효용이 더욱 크다고 조언한다.
'면역(免疫)'의 사전적 정의는 '몸속에 들어온 병원 미생물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하여 독소를 중화하거나 병원 미생물을 죽여서 다음에는 그 병에 걸리지 않도록 된 상태, 또는 그런 작용'이다. 따라서 '면역력'이란 이러한 작용을 하는 힘, 즉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을 말한다. 좀 더 쉽게 풀이하면, 우리 몸 속 정상적인 자기 물질과 상처나 감염으로 침입한 비자기 물질을 구분하고 방어하는 능력인 셈이다.
우리 몸의 호흡기나 소화기, 피부 등이 외부로부터 병원체를 1차로 막는 면역 기능을 한다면, 체내에서는 각종 면역세포가 이 기능을 한다. 몸 속에는 대식세포, T세포, B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가 존재 하는데, 특히 최근들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NK세포(Natural killer cell)이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는 각종 암부터 코로나19까지 NK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체내에는 약 1억 개의 NK세포가 있으며 간이나 골수에서 성숙한다. 일반적으로 20대에 세포의 활성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이후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60대에는 20대의 절반 수준으로, 80대에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 NK세포의 활성도가 높다면 비정상세포를 공격하고 파괴하여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지만 반대로 활성도가 낮은 경우, 비정상세포를 구별하지 못하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즉,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나 암과 같은 각종 질병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내 몸 면역 지수를 확인하는 'NK세포 활성도 검사'
실제로 NK세포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암환자, 그중에서도 특히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환자들의 NK세포 활성도가 일반인에 비해 낮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활성도가 낮게 측정된다는 것은 이미 암세포가 생겨 NK세포 활성을 저하시키는 물질이 분비되고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NK세포 활성이 낮아지고 체내 암세포가 자라날 확률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주기적인 NK세포 활성도의 측정으로도 암을 비롯한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데 유효하다는 의미다.
체내 NK세포 활성도를 알아보기 위한 검사는 1㎖의 혈액 채취만으로도 간단한 측정이 가능하다. 이 검사는 이미 다양한 언론에 소개된 바 있는 대중적인 검사로, 자극인자를 통해 혈액 내 NK세포를 특이적으로 활성화 시킨 후 NK세포로부터 분비되는 인터페론 감마의 양을 효소면역분석(ELISA)으로 측정해 NK세포 활성도를 정량화하는 원리로 진행된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활용하면 암세포 등 비정상세포의 발생 여부나 앞으로 발병 가능성이 있는 환경인지를 미리 예측해 볼 수 있다. 일례로 유전성 암 검사를 통해 유방암 발병 전에 미리 유방절제술을 받은 안젤리나 졸리도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활용해 암 발병 조짐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질환의 발병 원인이 되는 면역 기능 저하 상태를 점검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신체 면역력 강화, 올바른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
NK세포의 활성도를 높이고, 나아가 신체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료 전문가들은 모든 건강관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이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면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과 제대로 싸우기 힘들다. 수면은 모든 세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전체 에너지 대사도 떨어진다. 전문가에 의하면 NK세포 역시 수면을 취할 때 그 기능이 활발해 지는데, 숙면을 하지 못할 경우 NK세포의 수와 기능이 떨어진다. 수면 중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NK세포의 증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체온 유지도 중요하다. 추울수록 몸이 체온 유지를 위해 여러 기관에 에너지를 써서, 면역세포에 가는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의 온도가 1도만 떨어져도 면역력이 3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온이 낮을 때는 오랜 시간 야외 활동하는 것을 피하고 주기적으로 따뜻한 곳에서 쉬어야 한다. 또 외출할 때는 여러 겹의 옷을 겹쳐 입거나 모자, 스카프 등을 착용해 큰 일교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식단과 적당한 운동이 도움이 된다. 식단의 경우, 장내 유익균이 면역력에 도움이 되므로 유익균이 많이 든 발효 식품이나, 곡류·채소류 등 유익균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일주일에 3회 이상 40~50분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추천된다.
GC녹십자의료재단 권애린 전문의는 "개인의 면역력은 올바른 생활습관과 꾸준한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통해 자신의 면역력을 점검하고 생활습관 등을 개선해 나간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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