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0분의 혈투도 부족했다. '무적함대' 스페인과 '개최국' 러시아가 대회 첫 연장전에 이어 첫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러시아가 극강의 5백 수비로 맞섰지만 일찌감치 스페인의 선제골이 터졌다. 실수가 뼈아팠다. 전반 10분 스페인 진영에서 나초가 지르코프가 충돌하며 스페인이 프리킥 찬스를 얻어냈다. 전반 1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문전 쇄도하던 라모스를 막던 이그나셰비치의 뒷발에 볼이 맞아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실점 이후 러시아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전반 39분 러시아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피케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주바의 헤더가 피케의 손에 맞으며 러시아에게 페널티킥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41분 주바의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경례 세리머니로 동점골의 환희를 표했다. 전반이 끝나기전에 다시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전반, 양팀의 골은 모두 세트피스와 실수에서 나왔다.
후반 13분 이스코가 직접 골문까지 쇄도하며 날린 슈팅이 빗나갔다. 이어진 코너킥 찬스 역시 불발됐다. 체르체소프 감독은 후반 15분 사메도프를 빼고 스페인 축구에 강한 체리셰프를, 후반 20분 주바를 빼고 베테랑 스몰로프를 투입하며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썼다. 역전골을 향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스페인 역시 후반 22분, 실바 대신 패스마스터 이니에스타, 후반 25분 지친 오른쪽 윙백 나초 대신 카르바할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스페인은 74%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격을 지배했지만, 러시아의 질긴 압박과 수비벽에 잇달아 막히며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이에로 스페인 감독은 후반 34분 러시아 수비에 고전하던 코스타를 빼고 '특급조커' 아스파스를 투입했다. 이니에스타의 슈팅을 막아낸 후 아스파스가 쇄도하며 세컨드볼을 밀어넣었으나 이마저 불발됐다. 결국 90분의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 전반 7분 러시아는 지친 쿠자예프를 빼고 에로킨을 투입했다. 연장 전반 9분 아센시오의 슈팅이 골키퍼 아킨페예프의 정면을 향했다. 전반 14분, 스페인은 아센시오를 빼고 로드리고를 투입하며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반 추가시간 골로빈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 찬스, 피케의 헤딩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연장 후반 4분 박스안으로 날카롭게 쇄도한 로드리고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고, 이어진 카르바할의 슈팅 역시 수비진에 막혔다. 스페인의 21번째, 22번째 슈팅이 불발됐다. 후반 8분 세트피스에서 피케의 크로스 직후 이그나셰비치가 라모스를 뒤에서 잡으며 VAR이 가동됐으나, 노파울이 선언됐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후반 15분 로드리고의 패스에 이은 아스파스의 14번째, 마지막 슈팅 역시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결국 120분의 혈투는 1대1로 끝났다. 대회 첫 승부차기, 절체절명의 러시안룰렛에 돌입했다. 스페인은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에서 한국에게 패한 이후 16년만에 월드컵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됐다.
데헤아와 아킨페에프의 골키퍼 전쟁이 시작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