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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와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진에 대비한 기초 공사가 튼튼하지 못한 건물은 아무리 외양이 화려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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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은 여성의 발병률이 매우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골다공증 진료인원이 2007년 53만5000여명에서 2014년 82만2000여명으로 7년 새 53% 증가한 가운데, 전체 진료인원 중 여성 환자가 93.2%로 남성 환자보다 13배나 많았다.
골다공증의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 노화, 햇빛 노출 부족에 따른 비타민 D의 결핍 등 다양하다.
이학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여성은 남성에 비해 뼈의 질량이 적고 50대에 접어들어 폐경기를 맞게 되면서 뼈 손실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며 "폐경 전까지는 남성과 비슷한 수준인 매년 1% 정도씩의 골량이 빠지다가 폐경 전후로는 3% 수준으로 가속화 한다"고 말했다.
한국 여성은 대개 50세 전후에 폐경을 맞는데, 골다공증 환자도 50대부터 급격히 증가한다. 40대 여성 환자 수보다 8배나 많다. 여성 환자의 연령별 분포는 50대가 21%, 60대가 34%, 70대 이상이 41%로 50대 이상의 환자가 무려 96%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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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기에 골다공증이 확 늘어나는 것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있다. 에스트로겐은 뼈의 생성과 소멸에 관여하는 세포의 균형을 맞추는 기능을 하는데,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이 결핍되면 골형성세포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감소하고, 뼈를 갉아먹는 파골세포는 활성화돼서 골다공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경아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출생한 여자 아이의 평균 기대수명은 85.5년으로, 폐경기인 50세 전후를 빼도 40년 이상 폐경 상태로 지낸다는 것"이라며 "여생이 긴데 몸의 중심인 뼈가 건강하지 못하면 활동에 제한이 생기고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미리미리 뼈 건강에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다공증 환자는 보통 길이 미끄러운 겨울을 두려워하는데, 여름도 위험요인이 겨울 못지않게 많다. 휴가철 계곡이나 장마철 빗길, 혹은 욕실 등 미끄러운 곳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져서 '척추압박골절'을 당하는 사람이 흔하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 충격에 의해 척추뼈가 납작하게 내려앉는 질환이다. 대부분 골다공증으로 골밀도가 낮아진 노년층에서 빈발한다.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통증을 느낀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지며, 다리 통증으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어르신들은 오리걸음을 걷기도 한다.
급성 압박골절일 경우 허리통증을 발생시키는데, 통증이 심해 환자들이 허리를 삐었다고 생각하거나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잦다.
척추압박골절을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만성요통을 유발하고 심폐기능까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상을 느끼면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령 남성환자 치료율 10%에 불과
남성 골다공증 환자는 여성보다 숫자는 적지만, 여성보다 늦게 발병되는 만큼 치료가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남성 골다공증은 운동 부족과 내장 비만, 과도한 흡연과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이 주범으로 꼽힌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남성 골다공증이 더 고령에서 일어나며, 치료율이 10% 정도로 낮고, 다발성골수종이나 전립선암 등으로 인해 2차적으로 오는 경우가 잦아 더 위험하다"며 "폐경기 여성은 물론, 고령층 남성은 정기적으로 골밀도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나이가 젊더라도 저체중이거나 마른 사람,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 당뇨를 앓거나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는 사람 등은 골다공증 위험군에 속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계절에 관계없이 햇볕이 날 때 산책 등 간단한 외부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햇볕을 쬐는 동안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D가 체내에서 생성되기 때문이다. 비타민 D는 90% 이상 햇볕을 받아 피부에서 만들어진다.
비타민 D는 뼈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칼슘이 체내에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비타민 D의 부족은 성인들에게 '골연화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골연화증이란 칼슘 부족으로 뼈에 석회화가 잘 일어나지 않고 물러져 뼈가 휘고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퇴행성관절염을 앓기 시작하는 노년층의 경우 피부의 표피가 퇴화하고 비타민 D를 합성하는 능력이 20대의 30~50%정도로 떨어진다"며 "장마철이라도 볕이 날 때는 적당한 실외활동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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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허리와 관절 건강을 위해 좋은 운동이다. 몸의 무게와 중력이 척추에 걸리면서 척추뼈의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허리와 무릎, 허벅지의 근육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걷는다고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걸음걸이는 오히려 척추와 무릎 관절 건강에 해를 끼친다.
신발 뒤축의 바깥쪽이 유난히 닳아 있는 사람은 팔자걸음일 확률이 높다. 팔자걸음을 걷게 되면 몸의 회전이 커져서 골반과 척추에 악영향을 끼친다. 두 발끝이 안쪽으로 향해져 걷는 안짱걸음은 그 정도가 심해지면 다리가 휘어져 'O 다리'가 될 수 있다. 외관상 문제는 물론 무릎 관절에 쏠리는 체중을 분산시키지 못해 관절 부위의 근육과 인대에 부담을 주고, 통증을 부른다.
이처럼 자신의 보행법이 정상인지 여부는 자신의 신발로 판단 가능하다. 신발 뒤쪽부터 안쪽 앞면까지 골고루 닳아 있으면 정상적인 걸음걸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엄지발가락부분이나 앞볼 부위가 많이 닳았다면 잘못된 걸음걸이를 의심할 수 있다.
바르게 걷는 자세는 우선 복숭아뼈와 골반, 귀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도록 서고 무릎은 정면을 향해야 한다. 시선은 전방 15m에 두고 허리는 곧게 펴고 걷는다. 걸을 때는 뒤꿈치부터 발바닥 전체, 발끝의 순서로 걸어야 하며 보폭은 키에서 100cm를 뺀 너비로 걷는 것이 적당하다.
두발은 11자를 유지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휘지 않도록 한다. 두 팔은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들고 오르막을 오를 때는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이고 보폭을 작게 내딛는다. 반면, 내리막길에서는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무릎을 조금 더 많이 굽히고 무게중심을 낮춰 천천히 걷는다.
걷는 습관에 따라 적절한 신발의 선택도 중요하다.
남창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평평한 길을 오래 걸을 때는 트레킹화가 좋지만 오르막이나 등산을 겸하는 도보여행이라면 워킹화나 트레킹화보다 발목을 잡아줄 수 있는 중등산화가 좋다"며 "신발바닥은 아치가 있고 두꺼워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생활습관 개선과 골 흡수 억제제
골다공증이 있어도 환자 자신은 골절을 당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척추 골절이 가장 많고 고관절, 손목, 어깨뼈 순으로 나타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이후 재골절 위험이 2~10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관절(엉덩이뼈) 골절 후 1년 평균 사망률은 20%에 육박하며, 다발성 척추 골절 후 5년 내 사망률은 72%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뿐 아니라 오랜 요양에 따라오는 내과적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면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 등을 통해 골절의 위험요소를 없애야 한다. 골다공증 치료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등의 '골 흡수 억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물치료를 꾸준히 3년 정도 할 경우 치료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척추골절을 약 50% 줄일 수 있고, 대퇴부골절 확률도 낮출 수 있다.
남창현 원장은 "골다공증 약물치료가 수년에서 10년 이상 걸린다는 일부 우려도 있지만, 골 흡수 억제제의 경우 뼈에 남아 있는 기간이 수년이기 때문에 3~5년 투약 후 골절 위험도가 낮아진 경우 '투약 휴지기'를 가지면 된다"고 설명했다.
약물치료와 함께 평소 생활습관 및 식습관을 개선해 골량이 소실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흡연이나 음주 등은 삼가는 것이 좋고, 평소 충분한 무기질과 비타민 D 공급에 주의가 필요하다.
햇볕을 쬐고 운동도 하기 위해 산책하는 것은 좋지만, 약수터 등에서 나무에 등을 치는 운동은 골다공증을 악화시키거나 척추관협착증, 디스크 등의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 또, 염분이 신장을 통해 체내를 빠져나갈 때 혈중 칼슘과 함께 나가므로 국이나 찌개, 김치, 젓갈류 등 짠 음식 대신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와 생선을 채소와 함께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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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골밀도가 낮을수록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도 보고됐다. 이런 경향은 폐경 후 여성이나 50세 이상 남성에서 두드러졌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신경과 박경일 교수와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근화 연구팀은 2004년에서 2015년 사이에 뇌 MRI와 골밀도 검사를 받은 성인 1만2785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골밀도가 낮을수록 뇌동맥류가 있을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뇌동맥류의 크기와 개수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혀냈다.
뇌동맥류는 뇌의 혈관 중 약화된 부분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성인의 약 2~5%에서 발견된다.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증상이 없지만 부풀어 오른 혈관이 혈액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터지면 약 40%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연구팀은 뼈와 뇌동맥벽에 콜라겐과 같은 성분이 공통적으로 분포하며 이 성분들의 손상이 골다공증과 뇌동맥류의 발생에 공통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에 착안해 연관성을 밝혀냈다.
박경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신경과 교수는 "기존에 알려졌던 뇌동맥류의 위험요인 외에 중년이상의 골밀도가 낮은 사람들은 뇌 MRA 촬영이 뇌동맥류의 조기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5가지 생활수칙>
▲유제품이나 녹색채소 섭취-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1일 칼슘 권장 섭취량은 약 700mg이며, 50세 이상의 여성은 800~1000mg이다. 칼슘은 우유나 치즈와 같은 유제품, 멸치나 뱅어포 등 뼈째 먹는 생선, 두부와 녹색채소, 미역 같은 해조류 등에 다량 함유돼 있으므로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칼슘제를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당한 야외 활동으로 비타민 D 결핍 예방- 비타민 D는 칼슘이 장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근력을 강화해 골절 예방에도 좋다. 30분가량 햇볕을 쐬거나 고등어, 참치, 달걀노른자, 치즈 등으로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영양제를 복용해도 되지만 칼슘제와 같이 복용할 경우 고칼슘혈증을 유발할 수 있어 하루하루 번갈아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카페인과 탄산음료는 칼슘 흡수 억제- 탄산음료는 뼈에 공공의 적이다. 칼슘과 결합해 흡수를 억제하는 인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도 하루 1~2잔 정도가 적당하다. 카페인이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이뇨 작용을 활성화해 애써 섭취한 칼슘을 소변으로 모두 배출시킨다. 또, 나트륨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나트륨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며 칼슘이 함께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하루 30분가량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골다공증 환자는 대부분 운동량이 부족한 장?노년층이다. 때문에 하루 30분가량 약간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평지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외출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주는 것도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된다.
▲50대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 골량이 빠지기 시작하는 폐경기를 전후로 검사를 받아 본인의 뼈 상태를 체크한 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골절이 되지 않는 이상 스스로 발견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여성 65세, 남성은 70세부터 골다공증 검사가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