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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 치매]치매, 발견 시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진다!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7-11-16 10:38





#최모씨(48)는 최근 어머니가 치매진단을 받음에 따라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한 좌절을 맞았지만, 초기에 발견할 수 있어서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얼마 전 최씨는 어머니가 슈퍼마켓에 다녀온다고 나간 지 2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 찾으러 나갔다. 그의 어머니는 본인이 왜 밖에 나와 있는지, 집이 어딘지 모르겠다며 슈퍼마켓 근처에서 한 학생의 손을 붙잡고 울고 있었다. 병원에 간 어머니는 결국 치매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치매 초기라 꾸준히 병원과 치매센터에서 치료를 받음에 따라 일상생활에 불편함 없이 살고 있다.

100세 시대라고는 말이 즐겁지만은 않다. 그만큼 일해야 하는 시기도 길어지고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게 될 각종 질병은 두렵기만 하다. 특히, '노망'이라고도 불리는 '치매'는 세월의 힘에 역행할 수 없는 나이든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다. 정부가 치매를 국가적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권 내에서 감당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 질병으로서의 치매가 아닌 오해하기 쉬운 정보와 예방 방법, 국가로부터 도움 받을 수 있는 범위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치매 전문 의사들은 치료에 있어서 증상이 중증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증상을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때문에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와 관리가 편해진다.

치매를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꾸준한 일상생활수행능력의 관찰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수행능력(ADL)은 일상생활을 지내는 데 있어서 필요한 기초적인 능력으로 인지장애, 이상행동장애 등 치매 환자들이 흔히 보이는 증상과 별개로 비교적 치매 초기 환자에게도 빈번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초기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일상생활수행능력 장애에 대해 정확히 인지한다면 환자를 초기에 치료 받도록 할 수 있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난폭행동, 수면장애, 의심, 환각, 우울 등의 정신행동 증상은 치료로 개선될 여지가 높다"며 "거리나 비용 때문에 병원 찾기가 주저된다면 가까운 지역 치매지원센터나 전국 보건소에서 시행하는 무료 치매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서 집계한 치매 환자 수는 72만4000여명이다. 2016년 발표한 치매현황 자료에서 2015년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64만8000여명이었으니, 약 1년 반 사이에 10만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유병률 역시 같은 기간 9.8%에서 10.2%로 증가했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이상은 치매 환자라는 이야기다.

◇발견 시점이 미래를 좌우한다

치매는 환자 스스로 뿐만 아니라, 보호자인 가족과 주변인에게도 심각한 경제적, 심리적, 신체적 부담을 야기한다.

대한치매학회가 지난 2012년에 실시한 인식조사에서 치매 환자 보호자 중 78%가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로시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환자 간병시간은 환자의 치매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평균적으로 경도치매는 4시간, 중증치매는 7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 정도가 심해질 때마다 보호자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질병빈곤층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학술이사)는 "치매는 다양한 원인으로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인지기능의 장애가 나타나,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장애가 발생하는 증상을 말한다"며 "노화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노망'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뇌 질환의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대한치매학회는 치매가 격리되고 소외의 대상이 아닌 관심을 가지고 사회가 포용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또, 치매는 늙어서 망령이 들었다는 의미를 가진 노망이 아니라 뇌 질환의 하나로서 당당히 치료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동영 교수는 "치매에 대한 두려움의 밑바탕에는 치료되지 않는 병이라는 인식이 깔려있지만, 약 10%의 치매는 완치가 가능하다"며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도 아직 완치를 기대할 수 없지만, 진행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호전시킬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국가 지원을 활용하라

지난 9월 복지부는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오는 12월부터 전국 252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돼 치매 환자와 가족이 1:1 맞춤형 상담, 검진, 관리, 서비스 연결까지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치매안심센터에는 치매단기쉼터와 치매카페도 마련해 치매 환자와 가족의 정서적 안정도 돕는다.

치매안심형 주야간보호시설(현재 9개소)과 중증 치매어르신이 주로 이용하게 될 치매안심형 입소시설(현재 22개소)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확충된다. 중증치매 환자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충될 치매안심요양병원을 통해 단기 집중치료를 받게 된다. 또, 치매 이외에 다른 내외과적 질환이나 치과 질환 등이 동반된 경우에도 치매통합진료 수가를 통해 혜택 받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20%~60% 수준인 중증 치매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률도 지난 10월부터 10%로 인하됐다. 또, 진단검사 비용은 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100만원 정도였지만, 건강보험 적용에 따라 40만원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위소득 50% 이하 수급자에게 적용되던 장기요양 본인부담금 경감 혜택도 대상을 늘려나갈 계획이며, 식재료비와 기저귀와 같은 복지용구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윤영철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흔히 건망증과 치매를 혼동하는데 건망증은 힌트나 단서를 주면 지나간 일들을 쉽게 기억해낼 수 있는 상태이지만, 기억력장애로 인한 치매는 어떤 단서를 줘도 기억해내지 못한다"며 "나이가 들어서도 삶의 목표를 세우고, 외국어를 배운다든지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의 적극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는 데에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 10가지 증상이 있으면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1)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상실이 있다.

2) 언어 사용이 어려워졌다.

3)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

4) 판단력이 저하되어 그릇된 판단을 자주 한다.

5)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6) 돈 계산에 문제가 생겼다.

7) 물건 간수를 잘못한다.

8) 기분이나 행동에 변화가 왔다.

9) 성격에 변화가 있다.

10) 자발성이 감소되었다.

자료- 서울대학교병원

<치매 예방을 위한 10대 수칙>

- 고혈압을 치료한다.

- 당뇨병을 조절한다.

- 콜레스테롤을 점검한다.

- 비만을 조절한다.

- 심장병을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한다.

- 우울증을 치료한다.

-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한다.

- 절대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 과음은 절대 금물이다.

- 적당한 일이나 취미활동을 계속 한다.

자료- 서울대학교병원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생활 수칙>

▲좋은 습관

-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고 체중을 감량한다.

- 저지방 식사를 한다.

- 비타민 E, 비타만 C, 엽산 및 종합비타민을 복용한다.

- 매일 과일, 채소, 차 등 항산화식품을 먹는다.

- 하루에 6잔 이상의 물을 충분히 마신다.

- 좋은 지방(오메가-3지방)의 섭취를 늘린다. 등푸른 생선, 과일, 녹색 야채, 견과류, 올리브유 등

▲나쁜 습관

- 스트레스에 의한 과식을 피한다.

- 카페인 과다 섭취를 피한다.

- 가공식품 및 혈당지표가 높은 탄수화물을 피한다.

- 나쁜 지방(오메가-6지방)의 섭취를 피한다. 육류, 버터, 치즈, 마가린, 마요네즈, 야채기름(옥수수기름 등), 가공식품 등

자료- 서울대학교병원


<치매환자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 QA>

- 치매진단 시 국가 지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신청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질병 등으로 인해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어떻게 신청하는가?

65세 이상의 노인 또는 65세 미만으로서 치매, 뇌혈관질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노인성질병을 가진 사람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우편, 팩스, 인터넷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신청하면 공단직원이 신청인의 거주지를 방문해 신청인의 심신상태를 90개 항목으로 구성된 '장기요양인정조사표'를 작성하고 조사결과와 등급판정위원회를 통해 등급판정을 내린다.

지금까지는 신체기능이 양호한 경증치매환자는 등급판정에서 탈락됐다. 하지만 최근 치매국가책임제가 발표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경증치매환자도 장기요양보험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등급체계가 개선될 예정이다.

- 등급을 받은 후 받을 수 있는 지원은?

1~5등급의 장기요양인정을 받은 신청자는 장기요양인정서가 도달한 날부터 장기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다. 장기요양급여는 크게 재가급여, 시설급여, 특별현금급여로 나뉜다.

재가급여는 집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으로 장기요양요원이 수급자의 가정 등을 방문해 신체활동 및 가사활동을 지원하거나,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복지용구제공 등의 지원을 한다.

시설급여는 장기요양기관이 운영하는 노인의료복지시설(요양병원 제외)에 장기간 입소해 신체활동지원, 심신기능의 유지?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등을 제공 받을 수 있다.

특별현금급여에는 가족요양비, 특례요양비, 요양병원간병비가 있다.

- 장기요양기관은 어떻게 찾나?

장기요양수급자로 등록되면 공단에서 수급자에게 자율적으로 장기요양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정보제공 및 안내, 상담을 진행한다.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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