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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지난달 16일 아파트 벽 속 환기구에서 한 남성이 나체로 발견됐다. 이 남성이 환기구에 들어간 이유는 마약으로 인한 환각 증세였다.
그는 벽속의 소리가 밤에도 계속 되자 결국 119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는 구석구석 조사를 한 끝에 벽 속에서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냈다. 1층부터 15층 옥상까지 이어진 환기구 속의 11층 높이 위치에서 한 남성이 발견됐다. 그는 환기구 속 가로 30센티미터, 세로 40센티미터의 좁은 굴뚝 속에 몸이 끼인 채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이 직접 환기구 속으로 들어가 구조하려 했지만 환기구 입구가 너무 좁아 진입조차 할 수 없었다.
구조대원들은 줄을 내려 남성에게 스스로 몸을 묶게 하라고 한 후 구조를 시작 했다. 하지만 웬일인지 남자는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가려고만 했다는데, 결국 1층 주방 벽을 뚫고 나서야 겨우 그 남자를 꺼낼 수 있었다. 그런데 장장 7시간의 구조 작업 끝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였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구조작업이 진행되던 7시간 동안 컴컴하고 좁은 환기구 속에 갇혀 있던 그 남자가 빵과 우유, 심지어 과일까지 요구했고, 구조대원들이 내려 보낸 음식을 태연하게 받아먹는 황당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1층 벽을 뚫은 구멍으로 겨우 구조된 직후, 왜 환기구에 들어갔냐는 질문에 남자는 누가 자신을 쫒아와 몸을 숨기려고 들어갔다며 다소 믿기 어려운 말을 했다고 한다. 설령 그가 진짜 위급한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환기구는 성인남자가 들어가기엔 너무 좁은데다가 그 내부는 철근과 못이 돌출되어있어 내려가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더욱 의문스러운 점은 아파트 내부 CCTV에 그 남성의 모습이 전혀 찍혀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파트 주민도 아닌 그가 사람들의 눈과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피해 어떻게 환기구가 있는 옥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일까?
아파트 관계자는 제작진의 "그날 옥상 문에 왜 열려있었냐"라는 질문에 "아니다. 당시 소방서와 경찰서에서 문을 따고 들어갔다. 어떻게 들어갔는지 의문이다. 외벽을 타고 올라갔을 거라 추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찰관계자는 이 남성에 대해 도둑이 아닌 마약 중독자라고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일정한 직업도 없고 오만 것 다 해봤다고 하더라. 어릴 때부터 고아로 자라서 (현재) 같이 사는 가족이 없다"고 말했다.
또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에서 환각 상태였다. 형사들이 따라온다 생각하고 아파트 옥상까지 도망을 간거다. 연고가 없는 아파트였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2년 전에도 같은 혐의로 처벌받은 바 있다고 알려졌으며 현재 주거 침입, 재물 손괴, 마약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됐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