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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총장 김준영) 핸드볼팀이 결국 해체 수순을 밟는다.
핸드볼계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협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전무하다. 복잡한 정치 논리에 휩싸여 있다. 수감 중인 최태원 SK 회장 부재를 틈타 일부 핸드볼인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핸드볼계 민심이 SK측으로 쏠리며 기득권이 약해지자 '지난 20년 간 SK없이도 핸드볼을 잘 운영해왔다'며 협회 추진 사업 및 정책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다. 수백억원을 들여 핸드볼을 지원했던 SK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지원 의지를 잃은 지 오래다. 성대 핸드볼팀 존속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성대와 동고동락한 타 대학팀들도 수수방관이다. 최근 대학가에서 진행 중인 학과 통폐합 작업과 맞물려 스포츠팀들도 정리 분위기다. 성대 핸드볼팀이 처음 '단두대' 앞에 섰지만 나머지 팀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상관없이 '나만 잘 살고 있으면 된다'는 분위기다.
최 감독은 2009년 남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카타르 대표팀에 스카우트 됐다. 2009년 크로아티아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게 주효했다. 하지만 핸드볼계에서는 '의리를 저버렸다'며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유력 핸드볼인을 거치지 않은 해외 진출이라는 게 비난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당시 찍힌 낙인이 지금까지 작용하고 있다. 성대 핸드볼팀은 외톨이 신세다.
성대 해체는 곯을대로 곯은 한국 핸드볼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외치기 전에 현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