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런던]웃음 되찾은 박태환 "쑨양, 왜 이렇게 빨라요?"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7-31 05:30 | 최종수정 2012-07-31 05:32


박태환.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아, 왜 이렇게 빨라요."

박태환(23·SK텔레콤)이 되물었다. 쑨양(중국)의 스피드에 혀를 내둘렀다.

박태환은 31일(한국시각) 400m 실격 소동으로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내려놓고 도전한 2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레이스를 마친 뒤 박태환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5m를 남겨두고 사실 내가 쑨양에 조금 이기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5m를 정말 못가겠더라. 너무 힘들었다. 쑨양의 막판 스퍼트가 워낙 좋다보니 마지막에 처진 것 같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박태환은 "(쑨양이) 저보다 키가 크잖아요. 똑같이 해도…"라며 활짝 웃었다. 아쉬움은 남지만, 여유를 되찾은 밝은 표정이었다. 쑨양(1m98)과 박태환(1m83)의 신장차는 무려 15cm다.

박태환은 "막판에 이겼든 졌든 간에 쑨양과 같이 레이스를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아넬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선수와 언제 대결해보겠나. 세계적인 선수들과 시상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어 "색깔은 금이 아니지만, 내게는 올림픽 은메달이 아니라 올림픽 메달이다. 또 목에 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큰 축복이다"고 덧붙였다.

400m 실격과 번복의 여파는 남아있었다. 박태환은 "사실 자신감이 그리 많지 않았다. 아넬과 쑨양이 메달 싸움을 할 줄 알았다"고 했다. 박태환의 기운을 북돋은 것은 마이클 볼 전담코치의 격려였다. 박태환은 "볼 코치가 내 기분이 안좋다는 것을 알았는지 마지막까지 기운을 북돋아줬다. '훈련이 잘 됐으니 훈련한대로만 하면 좋은 기록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줬다. 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