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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응원해주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보답한 기분이라 마음이 가볍다."
또 한 번 대한민국의 축구 역사를 작성한 김지수(20·브렌트포드)가 활짝 웃었다. 김지수는 2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브라이턴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원정 경기에서 후반 33분 벤 미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지수가 EPL 데뷔를 알리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김지수는 15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또한, 지난 24일 스무번째 생일을 맞은 김지수는 한국 선수 중 최연소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한국인 8번째 프리미어리거인 지동원이 2011년 8월 리버풀과의 2011~2012시즌 개막전 원정경기에서 선덜랜드의 교체 선수로 투입되며 세운 만 20세3개월이었다. 김지수는 한국인 센터백으로는 처음으로 EPL 무대를 밟는 기록도 작성했다. 이영표 조원희 윤석영 등 수비수들이 먼저 EPL에서 뛰었지만, 이들의 주 포지션은 측면 수비수였다.
웅장한 순간이었다. 한국 팬들은 새벽잠을 설치며 역사적 장면을 바라봤다. 김지수는 "피지컬 팀에서 준비를 하라고 신호를 주셨다. 일단 몸을 풀라고 하셔서 '혹시 (데뷔가) 오늘인가' 싶었다. 막상 현실이 되니 침착해졌다. 그라운드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께서 '엔조이(enjoy·즐겨)!'라면서 '센터백 왼쪽과 오른쪽 중 어디가 더 편하냐'고 물어봐주셨다. 나는 아이 돈 케어(I Don't Care·상관 없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감독님께서 '그럼 왼쪽에서 서'라고 해주셔서 그렇게 뛰었다. 경기 뛸 때 '실수만 하지 말자', '평소에 하던대로 침착하게 하자'고 생각했다. 딱히 기억 나는 장면은 없다"며 수줍어했다. 경기 뒤 토마스 프랭크 브렌트포드 감독은 "김지수와 하콘 발디마르손이 EPL 데뷔전을 치렀다. 나는 둘의 활약을 즐겼다. 갑자기 교체로 출전했지만, 침착했다. 이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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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는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브렌트포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적응 기간을 거쳐 지난 9월 18일 레이턴 오리엔트(3부리그)와의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3라운드(32강) 홈 경기에서 후반 32분 교체로 나서며 영국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브라이턴을 상대로 꿈에 그리던 EPL 무대를 밟았다.
만 18살에 EPL 무대에 도전해 딱 스무살이 된 김지수는 "기분이 정말 오묘했다. 사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내가 정말 경기를 한 건가' 싶었다. 그동안 버틴 것도 맞고, 배운 것도 맞고, 힘들었던 것도 맞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는데, 경기를 뛰지 못한 것은 처음이었다. 당연히 힘들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분명 배운 게 있다. 팀 전술, 언어, 삶 등에서 정말 큰 변화였다. 여기서 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걱정도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 시간을 잘 쓴 것 같다. 힘든 시간 잘 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나쁜 시간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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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는 "나에게 계속 '최초', '최초' 해주시니 뭔가 더 잘해야 할 것 같다(웃음). 다들 기대를 많이 하고 계셔서…. 나도 홈에서 더 뛰고 싶다. 우리 홈구장이 낭만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시 또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몇 번의 기회가 금방 올 수도 있고, 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 나는 그저 이전처럼 똑같이 운동하면서 지내면 될 것 같다. 지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내 느낌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이제 한 경기를 했고, 이제 스무살이다. 앞으로 수 많은 경기가 펼쳐질텐데 그 경기, 그리고 얼마나 출전 시간을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목소리에 힘을줬다.
지난 1월 카타르아시안컵을 시작으로 1년 내내 쉼 없이 달린 김지수는 딱 하루 휴식을 뒤 곧바로 다음 경기 준비에 나선다. 김지수는 감기 탓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핑계 없이 그냥 뛰었다. 김지수는 "뛰면 다 낫는다"며 "2024년 경기 출전 시간 등에 대한 욕심과 아쉬움은 남아있다. 새해 목표도 같다. 많은 경기 출전과 시간을 원한다. 똑같이 바라고 잘 준비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