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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을 앞둔 배우가 여러 매체와 차례차례 인터뷰를 하다 보면 똑같은 말을 반복해야 할 때가 많다. 배우 입장에선 곤욕이다. 경험이 많은 배우는 인터뷰 때마다 마치 처음 말하는 내용인 것처럼 능청스럽게 대답해낸다. 또 다소 '까칠한' 배우의 경우엔 건성건성 대답하며 싫은 티를 팍팍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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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를 연출했던 정지우 감독과 배우 박해일-김무열. 함께 작업한 사람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김고은의 캐스팅 사실이 알려진 뒤 관계자들의 첫 반응은 "도대체 누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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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는 개봉 전부터 주연배우들의 강도 높은 노출 수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인 여배우로서 당연히 불편한 부분이 있었을 터.
"성격적으로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내가 진짜로 노출을 할 수 있을까 싶었죠. 작품의 필수 요건이라면 배우는 몸을 사리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촬영을 할 때는 3~4일 전부터 불안해지고 별별 상상이 다 되고 가슴이 요동치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한테 티를 내기 싫어서 티를 안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막상 촬영하는 순간이 되면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고민에 지쳐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러브신이 사실 상대방과 가장 가까운 교류를 하는 것이잖아요. 연기할 때는 다른 것이 안 보여요. 그런데 '컷'소리가 들리는 순간 다시 인식하게 되죠. 몸이 움츠려드는데 같이 연기한 (박)해일 오빠와 (김)무열 오빠, 스태프들이 담요도 빨리 갖고 와서 덮어주시고 많이 배려를 해주셨어요. 그 분들 덕분에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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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노인과 17세 소녀의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거기에 파격 노출까지. 딸의 첫 영화를 본 부모님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했다.
"시사회 때 가까운 친구들과 부모님이 왔어요. 친구들은 저를 보고 울었어요. 너무 고생했다면서요. 그리고 아버지는 저를 보자마자 '고생했다, 잘했다'면서 안아주셨어요. 그리고 엄마는 뒤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계셨어요. 그런데 다들 표정은 밝으셨어요."
배우로서 첫 발을 뗀 그녀에게 "배우가 되면 뭘 제일 하고 싶었냐?"고 물었다. "평소 좋아했던 배우를 만나고 싶다"든가 "레드카펫에 서보고 싶다"는 등의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그냥 연기하고 싶었는데?"라고 고개를 갸웃하면서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신인답지 않은 단단함이 느껴졌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