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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은교' 김고은 "노출,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4-29 10:01


탤런트 김고은
사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4.24

영화 개봉을 앞둔 배우가 여러 매체와 차례차례 인터뷰를 하다 보면 똑같은 말을 반복해야 할 때가 많다. 배우 입장에선 곤욕이다. 경험이 많은 배우는 인터뷰 때마다 마치 처음 말하는 내용인 것처럼 능청스럽게 대답해낸다. 또 다소 '까칠한' 배우의 경우엔 건성건성 대답하며 싫은 티를 팍팍 낸다.

그렇다면 언론 인터뷰가 처음인 신예 김고은(21)은 어땠을까?

김고은은 "반복하는 게 부끄러워요"라며 동석한 소속사 관계자에게 "나가 계시면 안돼요?"라고 웃었다.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소녀같은 순수함이 묻어났다. 영화 '은교'에서 깜짝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고은. 그녀에게 궁금했던 세 가지를 물어봤다.


탤런트 김고은
사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4.24
궁금증 하나. 도대체 어떻게 이 영화에 캐스팅됐을까?

'해피엔드'를 연출했던 정지우 감독과 배우 박해일-김무열. 함께 작업한 사람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김고은의 캐스팅 사실이 알려진 뒤 관계자들의 첫 반응은 "도대체 누구?"였다.

"지금의 소속사 대표님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선배세요. 연예계 일을 하시다 보니 후배들한테 관심이 많으셨어요. 그런데 '은교' 스태프 중에도 저희 학교 선배가 계셨어요. 대표님한테 '괜찮은 후배 없냐?'고 물으셨고, 저를 추천하신 거죠. 그렇게 정지우 감독님을 만나게 됐는데 굉장히 설šœ楮? '원작 소설은 읽어봤냐', '내용이 이해가 되냐'는 등에 대해 물어보셨고 한 시간 반 정도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낮 12시까지 독백을 준비해서 사무실로 오라고 그러셨죠. 영화에 관계된 모든 분들이 계신 정말 큰 오디션이었어요. 카메라도 큰 게 하나 있었고요. 그렇게 오디션을 두 시간 정도 봤어요. '영화를 할 수 있겠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전 솔직하게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고 말씀을 드렸죠. 그리고 4일 정도 고민한 뒤에 하겠다고 그랬어요."


탤런트 김고은
사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4.24
궁금증 둘. 파격적인 노출 연기가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은교'는 개봉 전부터 주연배우들의 강도 높은 노출 수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인 여배우로서 당연히 불편한 부분이 있었을 터.


"성격적으로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내가 진짜로 노출을 할 수 있을까 싶었죠. 작품의 필수 요건이라면 배우는 몸을 사리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촬영을 할 때는 3~4일 전부터 불안해지고 별별 상상이 다 되고 가슴이 요동치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한테 티를 내기 싫어서 티를 안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막상 촬영하는 순간이 되면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고민에 지쳐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러브신이 사실 상대방과 가장 가까운 교류를 하는 것이잖아요. 연기할 때는 다른 것이 안 보여요. 그런데 '컷'소리가 들리는 순간 다시 인식하게 되죠. 몸이 움츠려드는데 같이 연기한 (박)해일 오빠와 (김)무열 오빠, 스태프들이 담요도 빨리 갖고 와서 덮어주시고 많이 배려를 해주셨어요. 그 분들 덕분에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탤런트 김고은
사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4.24
궁금증 셋. 영화를 본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을까?

70세 노인과 17세 소녀의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거기에 파격 노출까지. 딸의 첫 영화를 본 부모님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했다.

"시사회 때 가까운 친구들과 부모님이 왔어요. 친구들은 저를 보고 울었어요. 너무 고생했다면서요. 그리고 아버지는 저를 보자마자 '고생했다, 잘했다'면서 안아주셨어요. 그리고 엄마는 뒤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계셨어요. 그런데 다들 표정은 밝으셨어요."

배우로서 첫 발을 뗀 그녀에게 "배우가 되면 뭘 제일 하고 싶었냐?"고 물었다. "평소 좋아했던 배우를 만나고 싶다"든가 "레드카펫에 서보고 싶다"는 등의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그냥 연기하고 싶었는데?"라고 고개를 갸웃하면서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신인답지 않은 단단함이 느껴졌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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