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매향따라 떠나는 '이바라키' 낭만 기행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2-02-28 14:06 | 최종수정 2012-02-28 16:37


3월의 초입 일본 열도에서는 화사한 봄 잔치가 시작됐다. 남쪽 규슈지방은 물론 도쿄 인근 혼슈지역에도 화신이 상륙했다. 이 무렵 빼어난 자연의 풍취 속에 일본의 은은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일본 혼슈 중앙에 자리한 이바라키 현이 그곳이다. 도쿄에서 가장 가까운 현으로 접근성 뿐만 아니라 자연 경관 또한 빼어나다. 이바라키는 예로부터 땅이 기름지고 산물이 넘쳐 풍요의 땅, 이상향으로까지 불리던 곳이다. 뿐만 아니라 이른 봄이면 일본 3대정원으로 꼽히는 가이라쿠엔 공원에서는 '매화축제'가 열려 봄날의 정취도 물씬 풍긴다. 후쿠로다 폭포를 따라 흐르는 자연 용출 온천 또한 명물이다. 숲속의 천연 온천수에 몸을 담그자면 삶의 찌든 때마저 말끔히 씻어 내는 듯 한 청량감을 맛볼 수 있다. 이바리키현(일본)=박미숙 기자(mspark@sportschosun.com)


◇일본 3대 공원 중 하나로 꼽히는 가이라쿠엔. 3000여 그루의 매화나무가 만개하는 2월 말∼3월에 매화축제가 열린다.(사진=이바라키현 관광청 제공>
◆고혹한 매화향의 매력 속에 젖어 든다 '가이라쿠엔'

3월 꽃샘추위 속에서 이른 봄을 느끼고 싶다면 일본 이바라키 현의 '가이라쿠엔'이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이른 봄 고혹한 매향의 정취 속에 흠뻑 젖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매화는 이바라키 현의 상징 나무다. 특히 오카야마의 '고라쿠엔', 가나자와의 '겐로쿠엔'과 더불어 일본 3대 공원의 하나로 꼽히는 '가이라쿠엔' 공원에는 100여종, 3000그루의 매화가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형형색색 매화꽃에서 풍기는 은은한 매화향 속에 잘 가꿔진 숲을 거닐다 보면 어느 덧 봄의 한 가운데 서 있음을 느끼게 된다.

1842년에 문을 연 가이라쿠엔은 미토한 제9대 영주인 도쿠가와 나리아키가 조성했다. '가이라쿠엔'이라는 명칭은 맹자의 '옛 사람은 백성과 더불어 즐겼기 때문에 진정으로 즐길 수 있었다'는 구절에서 비롯됐다. 즉 '서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이곳의 매화나무는 경관수 뿐만 아니라 식량이 부족할 때 그 열매를 소금에 절였다가 비상식량으로 삼기위한 일종의 구황식물이었던 셈이다. 가이라쿠엔 뜰에는 매화나무 외에도 삼나무, 대나무, 벚나무, 철쭉, 싸리나무 군락 등이 있어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특히 4월에는 250년 수령의 진달래꽃이 만발하고 가을엔 붉은 색 싸리 꽃이 피어나 계절의 매력을 뽐낸다.


가이라쿠엔
특히 매화꽃이 만발하는 이른 봄(2월 말~3월 말)에는 '미토의 매화 축제'도 열린다. 축제 기간 일요일은 '매화꽃 구경의 날'로, 야외다도회, 일본전통악기 야외연주회 등의 이벤트가 열려 일본의 전통 문화도 경험해 볼 수 있다.


'미토노 우메타이시'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은 미토의 홍보대사 '미토노 우메타이시'들은 친절한 안내 서비스와 함께 사진 촬영에도 응해준다. 가이라쿠엔의 밤은 또 다른 세상이다. 아름다운 조명으로 정원 안의 산책길(가이라쿠엔 빛의 산책길)을 비춰 운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분테이
도쿠가와 가문의 다실로 사용됐던 고분테이 내부를 둘러보는 곳도 빼놓을 수 없다. 무사 분위기 넘치는 외형과, 다양한 벽화로 구성돼 품격을 더한다. 고분테이는 가는 길부터가 운치 있다. 길 양편에 펼쳐진 대나무, 삼나무 숲을 지날 때면 맑고 청아한 봄바람을 느낄 수 있다. 고분테이는 목조 2중 3층 구조의 건물인 본체와 단층 구조의 안채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들이 모여든 문화공간 답게 옛 노래와 시구들이 적혀있는 판자문 등이 남아 있다. 주로 여성들이 사용했던 안채는 방 10개로 구성돼 있는데, 매화, 벚꽃, 대나무 등 각 방마다 다른 벽화가 그려져 있다. 특히 3층 라쿠주로는 멋진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다름없다. 3000여 그루의 매화나무와 반짝이는 호수 물결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라면 가이라쿠엔 공원 아래에 위치한 센바호수를 들르는 것도 괜찮다. 만개한 매화 나무와 고요하게 흔들리는 호수의 은은한 빛깔이 어우러진 센바호수의 산책길은 바쁜 여행 일정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미인의 온천'에서 여독을 푼다 '오모이데 로만칸'


◇후쿠로다폭포 하류에 위치한 '후쿠로다 온천 오모이데 로만관'에서는 계곡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노천 온천이 유명하다.
이바라키현은 온천욕으로도 유명하다. 그중 후쿠로다 온천지대는 예로부터 '미인의 온천'으로 불렸을 만큼 피부에 좋기로 이름난 곳이다. 특히 후쿠로다 폭포 하류에 있는 계류노천탕, 정원 노천탕은 수질이 뛰어난데, 무색무취의 알칼리성 온천수는 근육통, 신경통, 오십 견은 물론, 피부를 금세 매끄럽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특히 숲 속에서 흐르는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를 감상하며 즐기는 온천욕은 자연의 품에 안겨 있는 듯 한 편안함을 맛보게 한다.


오모이데 로만칸
'추억의 낭만관'이라는 뜻을 지닌 '오모이데 로만칸'은 온천욕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품격 있는 공간이다. 서양과 일본 전통 스타일이 믹스된 실내 분위기가 매력으로, 이국적이면서도 전통 일본 료칸의 이미지를 곧잘 담아낸다. 이곳은 일본 전통 다다미방, 양실 싱글룸 등 다양한 타입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노천 온천이 딸린 방은 가족, 연인들이 오붓하게 노천 욕을 즐길 수 있어 단연 인기다. 10가지의 코스 요리로 구성된 가이세키 요리 또한 근사한 체험이다. 다이고 현지의 신선한 재료와 엄선된 해산물로 만들어져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소바를 만들며 이색체험을 즐긴다 '사토미 후레아이칸'


◇ 직접 만든 소바(메밀국수)를 간장 소스에 담궈 덴뿌라와 함께 시식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이라면 좀 더 색다른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바라키현 동북부 히타치시에 자리한 '사토미 후레아이칸'은 일본식 소바(메밀국수)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의 공간이다. 특히 소바 만들기뿐만 아니라 일본식 떡빚기, 버섯 따기, 피자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숙박도 가능해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소바 만들기
체험관에 들어서면 메밀가루와 물, 밀가루, 밀대 등 소바 만들기 재료가 준비되어 있다. 소바 만들기는 흥미 있다. 우선 준비된 메밀가루에 물을 조금씩 부어 반죽을 만든다. 소바 장인의 장단에 맞춰 뭉쳐진 반죽을 나무 밀대로 밀다 보면 반죽은 얇고 넓적한 사각형모양이 된다. 얇게 편 반죽을 겹쳐 도마에 올려놓고 손목 힘을 적절하게 이용해 일정한 두께로 썰어내면 소바만들기가 완성된다. 조금은 굵고 일정하지 않게 썰어도 소바를 직접 만들어서 먹는 맛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여행메모

가는 길=인천공항~일본 나리타공항(2시간 소요), 나리타공항에서 이바라키 현까지는 자동차로 50분소요. 도쿄에서는 차량으로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전철(도쿄~미토 65분소요<죠반센특급>), 고속버스(미토~나리타 2시간 소요)

※2010년 3월부터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이바라키 현 직항(2시간 소요) 편을 운항했지만, 지금은 잠정 운휴 중이다.

여행팁

◇고분테이=오전 9시~오후 4시까지 개장, 초-중학생 100엔, 고등학생 이상 190엔 (휴무: 12월 29~31일)

◇오모이데 로만칸=JR수이군선 후쿠로다역에서 도보 20분, 택시 5분 / 후쿠로다 폭포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위치. 객실료 1만 1700엔(계절에 따라 변동 있음)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