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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 D-100]정지원 KBSN 아나운서 "볼트와는 영어로, 류시앙과는 중국어로"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5-18 11:49 | 최종수정 2011-05-18 13:17


정지원 KBSN 아나운서.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우사인 볼트와는 영어로, 류시앙과는 중국어로 인터뷰할 생각만 하면 가슴 설레요."

정지원 KBSN 아나운서(26)에겐 부담감과 설레임이 동시에 존재한다. 대구육상세계선수권(8월27일~9월4일) 메인 현장 진행 아나운서(EP:Event Presentation)를 맡았기 때문이다. 정 아나운서가 6개월간 배구를 하면서 외국인 선수와 영어로 인터뷰한 실연 영상과 뛰어난 어학 경력이 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정 아나운서는 "부담은 크지만 설렘도 크다. 세계 3대 스포츠 중 하나인 육상 대회에서 당당하게 우사인 볼트에게 마이크를 내밀어야 한다. 또 류시앙과는 중국어로 인터뷰해야 한다. 선수들은 이어폰을 끼지 않은 채 경기장에 울려퍼지는 내 목소리로 질문을 알아 들어야 한다. 생각만해도 짜릿하다. 또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은 나에게 집중한다. 인생의 가장 큰 기회다. 그동안 쌓았던 경험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 아나운서는 입사한지 채 1년이 안되는 신출내기다. 그러나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EP로 발탁된 이유는 분명했다. 알고보니 실력파였다. 영어와 중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한다. 영어는 수많은 통역 파트타임을 통해 갈고 닦았다. 정 아나운서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경쟁력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래서 통역 파트타임을 시작했다. 특히 대학교 3학년 때 호주 교환학생 신분으로 2007년 멜버른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 선수가 속한 수영대표팀 통역을 맡은 적이 있다. 또 세계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내한했을 때도 통역을 했었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해왔던 피아노와 첼로의 영향이 컸단다. 정 아나운서는 "영어도 절대음감처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중국어는 외국어고등학교를 나온 보람이 있었다. 명덕외고 시절 중국어를 3년 동안 전공했다.


정지원 KBSN 아나운서.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아나운서가 되기 전까지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여느 한국 여성들과 똑같았다. 팬의 입장이었다. "육상은 물론 야구, 축구, 배구 등에 대한 세부사항은 하나도 몰랐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나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가 되고보니 알아야 할 것이 많다. 공부의 연속이다. 정 아나운서는 "내 삶에 육상을 비롯해 야구, 배구가 녹아들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하다보니 점점 더 즐길 수 있는 폭이 늘어난다. 육상도 1,2등하는 선수만 알았는데 이제는 결승에 올른 선수들의 이름을 줄줄 외울 정도다"고 했다. 철두철미한 준비는 그녀의 무기다. 정 아나운서는 "간단한 인터뷰만 하면 되지만 감독과 선수를 잘 모르고 질문을 건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결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름대로 철학도 있었다. 자신보다 감독과 선수를 더 빛낼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정 아나운서는 "주위에서 스포츠 아나운서를 '여신'이라고 불러주시지만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 여자라는 이유도 예쁘게 봐주시는 것일 뿐이다. 내 임무는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선수가 돋보여야 한다. 내가 빛나는 것은 도를 넘는 것이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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