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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진학한 뒤에야 골프를 시작한 탓에 주니어 시절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18살이던 2021년 KLPGA 회원이 됐고 작년에 KLPGA투어 무대에 오르는 등 순조롭게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가장 큰 장점은 큰 키에서 뿜어내는 장타력.
그는 "어릴 때부터 멀리 치는 건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인일 때 화장품 기업 코즈볼이 메인 후원사로 나선 것도 장타력을 보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예본의 신인 시즌은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11번이나 컷 탈락했고, 최고 성적이 20위였다. 상금랭킹 83위에 그쳐 60위 이내에 들어야 받는 이듬해 시드를 놓쳤다. 60대 타수는 딱 3번 쳐봤고 베스트 스코어가 66타였다.
다시 시드전에 나서 10위라는 상위 순위로 통과해 올해 시드를 살려낸 최예본은 2년 차 준비에 이를 악물었다.
"신인 때는 모든 샷이 다 안됐다"고 고개를 내저은 최예본은 새로 손잡은 최현규 코치와 베트남에서 7주 동안 샷을 가다듬었다.
주로 드라이버 샷을 중점적으로 손을 보고 연습했다.
공을 들인 효과는 시즌 초반부터 나타났다. 8개 대회에서 아직 컷 탈락이 한 번뿐이다.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첫날에는 공동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무엇보다 장타력을 되찾은 게 반갑다.
지난해 최예본은 장타 순위 43위(평균 239.89야드)에 불과했다. 그는 "샷이 제대로 맞지 않으니 거리가 날 수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올해는 8차례 대회 평균 비거리 251.18야드로 장타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티샷이 안정되면서 그린 적중률도 13위(72.68%)로 쑥 올라갔다.
최예본은 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리더보드 맨 윗줄을 점령한 채 경기를 끝냈다.
이글 1개에 버디 4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단 하나도 없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그린을 딱 한 번 놓쳤지만, 에이프런에 떨어진 볼을 퍼터로 쳤기에 사실상 그린 적중률 100%나 다름없었다.
최예본은 "실수가 없었다. 아이언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치려고 하려던 계획이 잘 들어맞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대회 조금 흔들려서 불안했던 티샷도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고 최예본은 덧붙였다.
그린까지 가는 과정이 더없이 매끄러웠던 셈이다.
전장(6천723야드)이 길고 코스 공략이 어려운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빼어난 성적을 받아쥔 최예본은 "샷도 샷이지만, 작년에는 몰랐던 코스 공략 요령에 눈이 떴다"고 털어놨다.
작년에는 "코스 공략을 위한 전략이라는 걸 아예 몰랐다. 그저 앞만 보고 쳤다"는 최예본은 "최현규 코치한테 코스 공략이라는 걸 따로 배웠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타수를 줄이고, 지키는지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예본은 "욕심내면 경기를 그르치더라. 욕심내지 않고 치는 게 목표"라면서 "이번 대회도 컷 통과가 우선이다. 아직 못해본 톱10 입상 정도만 노리겠다"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khoo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