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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파자리 아난나루깐(태국)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치퀸'에 올랐다.
아난나루깐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총상금 150만달러) 결승에서 후루에 아야카(일본)를 3홀 차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우승 상금은 22만5천달러.
이번 우승으로 아난나루깐은 불투명했던 US 여자오픈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틀 뒤 24번째 생일을 맞는 아난나루깐에게는 더없이 값진 생일 선물이 됐다.
아난나루깐은 2021년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LPGA 투어 정상에 오른 이후 2년 만에 통산 2승 고지에 올랐다. 첫 우승이 북아일랜드에서 따냈기에 미국 땅에서는 처음 우승했다.
태국 선수로는 올해 첫 우승이기도 하다. 태국 선수 가운데 2승 이상을 올린 5번째 선수다.
올해 들어 한 번도 톱10 입상조차 없이 최고 성적이 공동 18위였던 터라 세계 랭킹이 97위까지 밀렸던 아난나루깐은 조별리그를 2승 1패로 마쳐 연장전 끝에 간신히 16강에 올랐지만 16강전부터 결승까지 파죽의 4연승으로 우승을 따냈다.
아난나루깐은 2021년과 작년에는 이 대회 16강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16강전에서 만난 샤이엔 나이트(미국)를 3홀 차로 꺾은 아난나루깐은 8강전에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를 3홀 차로 제치고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작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상금왕을 차지하고 이 대회부터 본격적으로 LPGA 투어에 뛰어든 린 그랜트(스웨덴)를 맞닥뜨린 아난나루깐은 이번에도 3홀 차 완승을 거둬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6번 홀까지 2홀씩 따내 팽팽하던 승부는 7번 홀부터 아난나루깐으로 기울었다.
7번 홀(파5) 버디로 1홀 차 리드를 잡은 아난나루깐은 12번 홀(파4) 버디로 2홀 차로 달아났다.
후루에가 13번 홀(파3) 버디로 추격하자 14번 홀(파4) 버디로 다시 도망간 아난나루깐은 17번 홀(파3)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아난나루깐은 이날 준결승까지 34홀 동안 12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우승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인 아난나루깐은 "골프는 부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내 경기력을 향상하려고 모든 방법을 다 쓰며 노력했다. 그리고 믿음을 잃지 않았다"고 감격했다.
작년에도 결승에 올랐다가 지은희에게 우승을 내줬던 후루에는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후루에는 리오나 머과이어(아일랜드)와 치른 준결승까지 6전 전승 가도를 달렸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 대회는 3·4위전을 치르지 않아 그랜트와 머과이어는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그랜트는 미국 본토 대회에 처음 출전해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그랜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서 그동안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가 최근 미국의 방역 지침 완화 덕분에 미국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khoo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