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세상을 떠난 뒤에야 시인이 된 윤동주가 우리 곁에 되살아났다. 스크린에서 시작된 '윤동주 열풍'이 대중문화계 곳곳으로 번져나가며 '윤동주 재조명'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뿐 아니라 출판, 공연, 방송, 전시 등 각 분야를 아우른다.
'동주' 개봉 즈음해 출간된 윤동주 유고시집 증보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1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베스트셀러 10위권(한국출판인회의 집계)을 유지하고 있다. 1955년 윤동주 타계 10주기에 발간했던 시집을 옛 형태 그대로 복간한 이 책은 영화가 장기흥행하면서 순위가 점점 올라, 2월 마지막 주에는 베스트셀러 3위를 차지했다. 시집이 종합베스트셀러에 오른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 출판 관계자는 "복간본이 한자·한글 병기와 세로쓰기로 인해 편하게 읽히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점이 시대의 분위기를 전달해주고 있어서 영화의 여운을 간직하려는 독자들 사이에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교보문고의 경우, 2월 마지막 주 시 분야 베스트셀러에 유고시집 복간본과 필사책 등 윤동주 시집 여섯 종이 10위 안에 올라 있다. 윤동주 관련 소설과 평전 등 다양한 장르의 책들도 출간돼 독자를 만나고 있다.
|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영화 '동주'가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내년에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있어서 올해 다시 공연을 올리게 됐다"며 "첫 공연과 주말 공연은 이미 매진됐고 평일 공연도 예매율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방송도 윤동주 열풍에서 예외가 아니다. EBS 라디오는 3·1절을 맞이해 'EBS 북카페' 프로그램에서 닷새간 구효서 작가의 소설 '동주'를 낭독했다. 6일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불멸의 청년 윤동주'는 윤동주의 육필원고를 지켜 해방 이후 세상에 알린 후배 정병욱(서울대 국문과 교수 역임)과 친구 강처중의 헌신을 되새기고, 윤동주 연구자들의 평가를 통해 윤동주 시의 현재적 의의와 가치를 조명했다.
이렇듯 다양한 경로로 윤동주를 접한 관객과 독자들은 윤동주의 흔적을 직접 찾아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영화를 본 뒤 윤동주가 연희전문 재학 시절 머물렀던 서울 종로 누상동의 하숙집터와 부암동에 위치한 윤동주 문학관에 다녀왔다는 후기가 많이 보인다. 1월 한 달간 4581명, 2월에는 5378명이 윤동주 문학관을 방문했다. 윤동주 문학관 관계자는 "겨울에는 시기적으로 관람객이 줄어드는 편이지만, 최근에는 영화를 통해 윤동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에 봄, 가을 때와 차이가 없을 정도로 관람객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suzak@sportschosun.com·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출판사 소와다리, 서울예술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