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관계자들 평가를 토대로 만든 '2013 걸그룹 서열'. 지난해 마니아층에서 사교계로 올라온 씨스타가 계속된 히트곡 행진으로 올해는 어느새 전국구에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넘사벽도 넘본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
'걸그룹 서열'이 1년 사이에 급격하게 변했다.
인기 마지노선에는 에이핑크 걸스데이 레인보우 달샤벳이 위치해 서열 상승을 노렸다.
걸그룹 서열표에서 '넘사벽'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여성 9인조 소녀시대.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이보다 빠른 성장이 있을까? 걸그룹 씨스타가 지난해 마니아층에서 사교계로 서열이 오른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전국구 걸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넘사벽까지 넘보게 됐다. 스포츠조선DB |
'걸그룹 서열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이 어디냐에 따라 공감과 비공감으로 나뉠 수 밖에 없다. 각 걸그룹의 소속사 역시 할말이 많을 수 밖에 없는게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본지가 서열표를 발표하자 몇몇 기획사 측에서는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반응은 한 네티즌의 재미로 시작된 '걸그룹 서열표'가 업계 관계자들에서는 상당히 민감한 결과물임을 고스란히 입증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서열은 신곡을 발표하고 활동하는 시기가 언제이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평가를 위해 만났던 가요 관계자들 대부분은 신곡을 발표했다고 무조건 서열이 오르거나 유지되는 것은 아닌거 같다고 진단했다.
소녀시대와 함께 걸그룹 서열표의 맨 위인 넘사벽을 굳게 지키고 있는 2NE1.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실험적인 사운드의 곡 '아이 러브 유'로 지난해 여름을 달궜던 2NE1은 이후 첫 글로벌 투어 '뉴 에볼루션 2012'를 통해 총 20만 명의 팬을 동원해 글로벌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소녀시대와 2NE1은 걸그룹들이 보통 팬덤이 약한것과 달리 확실한 팬덤을 소유하고 있어 '넘사벽'은 한동안 지켜낼 것으로 예상됐다.
'기대해'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걸스데이. 걸스데이는 팬층이 넓어지며 마니아층으로 서열을 끌어 올렸다. |
이어 보라와 효린으로 구성된 씨스타19이 지난 2월 '있다 없으니까'로 가요 차트를 장기 장악하며 전국구 걸그룹이 됐다.
한 관계자는 "최근 씨스타는 각종 행사나 CF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소녀시대, 2NE1과는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어 시장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며 "또 비슷한 인지도의 걸그룹들이 지난해 주춤하며 씨스타의 서열은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밖에 최근 '기대해'를 발표하고 섹시 걸그룹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걸스데이가 이제는 마니아층으로 서열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리더 선예의 결혼으로 잠정 활동 중단에 돌입한 원더걸스. 그에 따라 서열도 밀려날 위기에 놓였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
서열이 오르는 그룹이 있으면 당연히 떨어지는 그룹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사건 사고에 휘말리거나 멤버의 신상에 변화가 생긴다면 서열 유지는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지난 1년간 서열이 뒤로 밀린 대표적 그룹은 티아라와 원더걸스.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티아라는 지난해 7월 큰 위기를 만났다. 멤버 화영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팀을 탈퇴하며 전국민적인 논란을 일으킨 것. 이후 화영과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사태를 해명하고 나섰지만 이미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브라운아이드걸스는 가인이 소속사를 옮긴데 이어 멤버들이 개별 활동에 돌입하며 서열표 상에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스포츠조선DB |
리더 선예가 현역 걸그룹 멤버 중 최초로 '품절녀'가 된 원더걸스 역시 서열 변화가 불가피하다. 선예는 지난 1월 26일 캐나다 교포 출신 선교사 제임스 박과 결혼한 뒤 팀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이다. 지난해 6월 '라이크 디스'로 전국구의 자리를 유지했다면, 선예의 결혼 이후 멤버들의 개별 활동 시기로 접어든 원더걸스는 과거의 명성에 기대 서열표의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사교계와 마니아층에 포진됐던 그룹들도 현상 유지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사교계의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조금씩 인기 곡선이 하강세를 그리는 단계. 멤버 가인이 로엔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해 팀 활동과 별개로 개인 활동을 시작한데 이어 나머지 멤버들도 연기자, 솔로 등으로 세포 분열하며 브라운아이드걸스의 활동은 중심에서 밀려났다.
리더 가희가 '졸업'한 애프터스쿨은 지난 1년간 서열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서열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조선DB |
지난해 서열 진입 후보 1순위에 꼽혔던 나인뮤지스가 '돌스'로 인기 행진을 이어가며 인기마지노선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조선DB |
최근 몇 년 사이 걸그룹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며 그에 편승해 새로 만들어진 팀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다보니 대중에게 팀 이름 조차 인식 시키지 못하고 활동을 접은 경우도 빈번하다. 그런 의미에서 걸그룹 중 서열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작성한 걸그룹 서열표에서 예비 1순위로 꼽힌 후보가 '모델돌' 나인뮤지스였다. 나인뮤지스는 지난해 '뉴스'와 '티켓'이 인기를 끌며 인기마지노선을 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어 9인조로 변신한 뒤 지난 1월 발표한 '돌스'가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중박' 수준은 된 만큼 새롭게 서열표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지난 1년간 걸그룹 서열표의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활약한 걸그룹은 누가 있을까?
이효리의 걸그룹으로 데뷔와 동시에 관심을 모았던 그룹 스피카. |
스피카는 '러시안 룰렛' '페인 킬러' '아윌 비 데이' '론리'까지 노래를 차트에 올리며 꾸준한 활동을 펼쳤지만 정작 대박은 터트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데뷔곡 '비너스'로 대중의 귀를 단숨에 사로잡은 헬로비너스는 이후 초반의 기세를 이어갈만한 활동이 없었다는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깜찍 발랄한 이미지로 남성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헬로비너스. 스포츠조선DB |
올해 데뷔한 걸그룹 중 가장 먼저 서열 진입 후보군으로 꼽힌 레이디스 코드. 레이디스 코드는 데뷔곡 '나쁜 여자'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
내가네트워크 강종완 이사는 "신인 걸그룹들이 서열표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건 예전만큼 걸그룹의 폭발력이 강하지 않다는 의미다"며 "지금 후보군들에게 필요한 건 고정 팬층을 빨리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